Monday, November 9, 2015

긴박했던 퇴근 길... 그리고 엄마로서 나의 역할...


아침부터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지난 4년 동안 워낙 가뭄도 심하고 해서 쏟아지는 비와 천둥과 번개가 참 반갑더군요. 우르릉 쾅~ 할 때마다 전 학교에 있을 두 아이를 떠올리며, 아이들이 겁먹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달 조금 다닌 직장에서는 정말 말도 안되는 황당한 일을 경험하고 '아 이 길은 내가 갈 길이 아닌가보다'는 생각을 반복하며 퇴근 길에 아이들을 데리러 가는 길에 아이 학교에서 전화가 왔어요. 아이 학교 전화번호가 뜰 때마다 얼마나 제 가슴이 '쿵' 하는지 몰라요.

운전 중이라 스피커로 전화를 받았는데, 응급 상황이다. 학교 근처에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으니 네가 최대한 빨리 와서 아이를 데려가기를 바란다. 학교 교실들은 모두 잠긴 상황이다. 아이를 데려갈 때는 노크를 하고 신분 확인 후 들어가라. 라고 안내를 했습니다.

아.................................................................

'이 땐 어떻게 하지? 이웃한테 연락해서 아이 픽업을 요청해야하나? 근데 이런 자초지정을 설명하면 이 이웃이 데리러 갈까?'부터 시작해서.... 오만가지 생각을 떠올리며, 전속력으로 아이 학교를 향해 달렸습니다.

학교 근처에 큰 사거리를 지나는데 한 쪽 길을 경찰차로 모두 막아놓았더군요.

'어, 뭔가 큰 일이 있긴 있구나. 어서 아이를 데리러 가야겠다.' 하고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날아다니는 헬리콥터, 사이렌을 울리며 출동하는 경찰차들.... 긴급한 상황을 보는 제 심장도 점점 빨라졌어요. 그리고 둘째를 픽업해서 첫째학교로 가는 사이에 탕탕탕!!! 탕탕탕탕탕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뭔가 폭죽터지는 듯한 소리를요....

첫째아이도 픽업해서 집에 와서 심호흡을 하고 뉴스를 검색해보니 오늘 오후 있었던 일에 대한 뉴스가 특보로 떴습니다.

http://www.mercurynews.com/crime-courts/ci_29094021/san-jose-man-gun-holding-female-hostage-inside

흠....
갈등되네요.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아이 학교에서는 정말 멀지 않은 곳에서 있었던 일이고요....

인질로 잡혀있던 여성도 죽었고, 범인도 사살되었고, 경찰도 심하게 다쳤다 하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직도 제가 아이들을 픽업하며 들은 총소리가 귓가를 맴돕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인데 옆에서 제가 잘 보살펴주고 엑티비티도 다니고 그래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더 강하게 드는 그런 밤입니다.
무서운 세상이에요...

#슬픈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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