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에 남편, 아이들 학교 보내 놓고 마시는 모닝커피를 너무 좋아해요. 오늘도 커피 한 잔 내려놓고 '야호~'를 외치는데 아이 학교에서 전화가 오네요. 두근두근...
첫째 아이가 알러지리엑션이 있다고 얼른 학교에 오라 해서 내려놓은 커피를 뒤로하고 단번에 달려갔어요. 가는 길에 주치의와 예약잡고 바로 학교 오피스로 향했네요. 아이는 가려움에 괴로워 찡그린 얼굴로 나타납니다. 이제 학교 행사 몇 개 했다고 오피스에 비서분들이 절 알아봅니다. 그러면서 몇마디 더 해주시네요. '병원 가보고 별일 아니고 가려움이 잡히면 다시 학교 데려와도 된다.'고요. 참 이런 말들이 아니었음, 전 그냥 오늘 아이 데리고 집에 있었겠죠?
소아과 선생님도 이제 우리 아이들 보신지 3년, 오늘 오전에 예약 자리 없다는데 제가 아이 알러지리액션이라 꼭 좀 봐주십사한다 부탁드리니 그럼 그냥 데리고 오랍니다. Squeeze in 해주겠다고요.
그래서 온 몸을 벅벅 긁는 아이를 데리고 가서 의사선생님을 만나고, Hives라고 별거 아니라고 하면서 Zyrtec을 먹이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알겠다... 그런데 왜 코 알러지 때는 Claritin 먹이라더니 이번에는 Zyrtec이냐? 하니까 Hives에는 Zyrtec이 더 좋다고 합니다. 아하! 전 몰랐죠... 알겠다고 하고. 우리 Zyrtec 없는데 그럼 어린이용으로 사서 먹여야 되냐? 하고 물었더니 의사선생님께서 '우리 샘플 있나 찾아봐줄께.' 하시며 바로 먹일 수 있게 샘플과 몸에 바르라는 로션 샘플들을 찾아주십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약을 먹이고, 로션을 온몸에 발라줬습니다. 아이는 금새 가려움증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해서 학교에 다시 데려다 줬어요. 이 모든 일이 30분 안에 해결되었습니다.
아마 제가 질문 없이, OK-will do.로만 일관했다면, 아마 저는 지금쯤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아이를 데리고 약국에 가서 약을 사려고 계산대에 줄을 서 있겠죠? 그리고 학교 빠지는 것을 너무 슬퍼하는 아이는 집에 와서 '나 가렵지 않은데, 엄마 심심해요.'를 외치고 있었을테구요.
어제 제가 방 '빨리'치우라고 해서, 방을 본인 성에 차지 않으나 '빨리'해야해서 한 통에 레고를 쏟아버리고 엉엉 울고 있던 아이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드네요... 그저 복종하는 아이가 되지는 않기를... 본인이 사고하고 판단해서 이게 아니다 싶으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아이로 자라날 수 있기를...
또, 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이 영어공부를 꼭 하셨으면 해요. 문법이 맞고 안맞고를 떠나, 자신감을 가지고 본인이 궁금한 부분을 묻고 소통하시기를 희망합니다. 그런 모습을 우리 아이들도 보고 배울거라 믿어요. 화이팅!
#질문의중요성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