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September 29, 2017
실리콘밸리의 치열한 줌바 클래스
예전부터 언젠간 한 번 해야지...했던 이야기가 있어요. 제가 다니는 힙합/줌바 수업 이야기인데요. 요즘 몸이 찌뿌둥하고 안좋았는데, 운동을 해서 땀 좀 내고 싶은 마음이 생겨 오늘 다녀왔어요.
이 수업을 갈 때 마다 저는 실리콘벨리의 상황이 아주 피부로 와닿는답니다. 제가 다니는 휘트니스 센터는요, 이 동네에서 아주 오래된 곳이에요. 전혀 럭셔리한 곳이 아니었고, 동네 사람들 와서 수영하고, 테니스치고, 짐에서 운동하고 그러면서 사교모임하는 그런 곳이었는데 제가 이 곳 멤버인 지난 3년 동안 참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그런 변화 속에서도 또 유지되고 있는 부분이 있답니다.
힙합/줌바 선생님은 60을 바라보는 선생님이세요. 원래 뉴욕발레단 발레리나 출신이었는데 아직도 얼마나 관리를 잘 하시는지 몰라요. 날씬하고 키도 훤칠한 금발머리 백인 선생님이세요.
그리고 거울 앞으로 첫 두줄은 자리싸움이 아주 치열하답니다. 선생님도 인정하시는 부분이에요. 이 수업을 오는 사람들은 모두 끄덕끄덕 하실거에요. 첫 두줄에 서기 위해서는 대게 그 전 수업을
들어야합니다. 이 분들은 이 자리 확보를 위해서 대게 그 전 수업을 들으세요. 혹은, 그 전 수업을 듣는 분과 친구여서 자리를 맡아달라고 하지요. 이분들은 정말 하루도 수업을 빠지지 않습니다. 정말 대단한 분들이에요.
저는요, 늘 셋째 줄에 서요. 왜냐하면, 치열한 자리싸움을 하고 싶지 않으나 선생님이 잘 보이는데 있고 싶고 (따라해야하니), 또 첫째, 두째 줄의 열정적인 댄서들과 함께 춤을 출 때 그 느낌이 좋거든요. 그래서 수업 시작 10분 전에 전 늘 도착해서 줄을 섭니다. 자리 확보를 위해 제 나름대로 부지런을 떠는거죠.
3년 전 처음 이 수업을 들었을 때 정말 신기했었어요. 정확히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이런 레져를 위해서도 치열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을 봤어요. 그 동안 자리 확보를 위해 애쓰던 몇몇 분들은 이사를 갔는지 더이상 보이지 않는 분들도 있고, 또 저와 비슷하게 조인한 몇몇 엄마들은 저와 비슷하게 세번째 줄에 서서 춤을 춥니다. 인종이야기도 좀 나누고 싶었는데, 민감한 토픽일 수도 있을 것 같아 망설이게 되네요... 3년 정도 꾸준히 오니 이제 아는 엄마들도 생기고 하네요.
결론은 레저를 즐기기 위해서도 치열하게 사는 실리콘벨리의 엄마들을 보면서 저도 비슷해져가고 있다는거에요. 어쩌면, 치열한 한국에서도 살아봐서인지 이런 분위기가 낯설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결국 '꾸준해야 살아남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실리콘벨리의치열한줌바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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