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야구 시즌이 시작되었어요.
이제 야구리그도 3년차가 되고 축구리그도 2년, 농구리그도 시작하고 하다보니 리그 생활에 적응이 되고, 점점 아는 부모들과 코치, 그리고 리그의 보드멤버들이 생깁니다.
지난 가을 첫째아이가 축구팀에 배정을 받았는데 정말 처음부터 너무 난감한 일들이 많았어요. 우선 같은 학교, 같은 학년 아이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었어요. 한 학년 낮은 같은 학교 아이가 하나 있긴 했는데 14명이나 되는 팀에 같은 학교, 같은 학년친구들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었어요. 첫 해에는 코치가 고등학교 누나들이었는데, 경험이 없고 너무 Shy한 아이들이어서 경기를 하게 되면 다른 팀 코치의 소리에 기가 눌리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나름 첫 해에 그 팀의 스트라이크 역할을 하면서 포워드로 두각을 나타냈더 아이였어요. 그런데, 고등학생 코치들이 리그에 다음 해에 돌아올 일이 없죠. 그래서인지, 두번 째 해에는 모르는 아이들 속에서 첫 한 달 정도는 팀 연습할 때 아이가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아이들이 공도 잘 패스를 안하고, 코치도 아이를 잘 모르고 하니 아이가 경기를 시작하면서 팀원들이 자기에게 공을 주지를 않는다고 몇 번이고 울먹이며 이야기를 했었어요. 업친데 덮친격으로 코치 역시 연습에 늦고 연습이 자주 취소되면서, 아이를 리그에서 뺄까 하는 마음이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만... 아이 교육상 무언가를 하나 시작 했는데, 내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그냥 그만두는 것이 좋지 않을 것 같아 그냥 마음을 비우고 꾸준히 아이를 연습, 경기에만 데려다 주는 정도만 하자 하고 마음을 먹었죠. 아이들이 이런 struggle을 할 때 저는 부모로서 옆에서 이를 지켜보는게 참 힘드네요. 대게 저는 그냥 남편에게 하소연을 하고 아이에게는 말을 아끼는 편입니다. 그런데, 남편이 아이에게 그랬다네요. "이 코치는 네가 작년에 얼마나 잘 했는지, 어떤 포워드였는지 알지 못해. 그리고 작년 너희 팀에서 이 팀으로 온 아이도 없으니 증명해줄 사람도 없어. 네가 네 실력을 증명해야한다. 시간이 걸릴거다."라고요...
둘째 아이 축구에 제가 따라붙고, 첫째 아이 축구에는 남편이 그렇게 써포트를 하면서 한 시즌이 끝났습니다. 힘들게 시즌을 시작했던 첫째 아이는 팀이 시즌 후반으로 가면서 점점 실력이 좋아져서 결국 결승 토너먼트에 올랐고 리그 챔피언쉽을 거머쥐었습니다. 또, 이 아이는 토너먼트에서 동점골을 비롯하여 3골을 넣으면서 팀의 우승에 큰 기여를 했고요... 아이가 한 시즌동안 했을 노력을 생각해보니 어리다고만 느꼈던 아이가 대견하기도 하고 한 편, 가슴이 먹먹했어요.
제가 3년차 스포츠 리그를 여러가지 겪으면서 느끼는 점은, 코치가 중요하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해당 리그에 처음이라 누가 어떤 코치인지 모를 때에는 한 시즌 동안 상대방 팀의 코치들과 선수들, 부모들을 잘 보시고 사귀어 두시면 좋습니다. 팀은 코치가 좋은 선수들을 끌어가더군요. 좋은 팀에 들어갈 수 있으면 정말 좋아요.
올 봄에는 두 아이 모두 야구를 합니다. 첫째는 3년 연속 같은 코치에요. 오늘 아이가 제게 묻습니다. "엄마, 왜 나는 코치OO랑 늘 같은 팀이야?" 그래서 제가 이야기 해줬어요. "왜냐하면, 그 코치가 너를 request 했기 때문이야. 네가 코치라고 생각해봐. 네 팀에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있고 싶겠지? 이 코치가 (본인 아들을 제외한) 2명을 리퀘스트 했는데, 그 중 한 명이 너란다." 아이는 으쓱 하더군요... 그리고 이번에 T볼을 새로 시작하는 둘째를 위해서는 제가 리그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 좋은 할아버지 코치를 리퀘스트를 했어요. 그동안 제가 리그에서 열심히 봉사하고, 사람들을 알아가면서 접하게 된 정보로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답니다. 또, 아이들이 본인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어려움을 딛고 성장하는 모습에 저도 많이 배우네요.
#싸커맘베이스볼맘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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