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rch 5, 2016

조금씩 넓어지는 인맥_여유를 가지자



아이가 킨더를 시작한지도 벌써 반년이 되었네요. 이제 3개월 후면 여름 방학이겠죠? 요즘 등하교길에 엄마들을 보면서 몇가지 느낀 점이 있어 기록합니다.

우선 나만 아무도 모르는 것 같고, 나 빼고 다른 엄마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 하는 것 같고 그런 느낌이 들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가까이 들여다보니 모두 같은 입장, 같은 느낌인 것 같아요. 그중에 가까운 엄마들이 몇몇 있어요. 그런데 그 이유는, 킨더 다니는 아이가 동생인 경우이고 위에 아이들이 같은 반이었거나 같은 학년이라 여러모로 구면인 경우더라고요.

아이가 학교 끝나면 한 번씩 학교 놀이터에서 놀다가 오고 싶어해요. 몇 번 그렇게 해줬는데, 그러다보니 같은 반 친구 엄마들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좀 더 생겼어요. 다들 비슷해요. 저는 요즘 친하게 된 엄마들이 모두 둘째가 있는데 우연치 않게 둘째들이 모두 같은 나이예요. 저희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정책상 형제자매가 있는 경우, 첫째 아이들을 가르쳤던 선생님이 동생들도 가르치게 되더군요. 우리 아이반에 아이가 다섯인 엄마는 이번에 다섯째가 킨더인데 위에 네 아이가 모두 같은 선생님이었었다고 하더군요. 재미있는 시스템이죠?

그래서 학기 초에 저는 쭈삣쭈삣 머뭇머뭇 하고 있는데 몇 몇 엄마들이 선생님이랑 너무 친하게 인사를 주고 받고 몇마디씩 건네고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었는데, 구면이었기 때문이더라고요. ㅎㅎ

반에 발룬티어를 더 가면서 선생님과 다른 학부모들을 좀 더 알아가면서 이런 정보들을 하나하나 접하게 되었어요. 다시 한 번 느꼈지만, 인간관계에 있어 하나 조바심 낼 필요가 없다는거예요. 한결같은 모습으로 친절하게 대하면 한 명씩 한 명씩 더 알게되고 제 circle이 커지는거죠. 시간이 필요해요.

3년 전만해도 bay area에 제가 아는 사람도 몇몇 없고 여기서 또 다시 시작하기가 막막하기만 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정착을 하고 좋은 이웃을 만나고, 일도 하고 하면서 인맥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네요. 게다가 다음 주에는 MBA후배들이 이쪽 지역에 네트워킹을 한다고 온데요. 전 요즘 일도 안하고 있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유학생들이 도움을 필요하다 하니 잠깐 다녀올까 합니다. 제가 학생들의 좋은 기운을 얻고 올 것 같아요.

지난 3-4년은 bay area가 극심한 가뭄이었죠? 많은 집들이 앞마당의 잔디를 갈아엎고 dry creek이나 가뭄에 강한 식물들로 조경을 바꿨었죠. 제가 고민하고 있었더니 이웃에 연세가 좀 많으신 분(지역 토박이)께서 제게 그러시더군요. "이렇게 몇 년 가물고, 절수하고 또 지나면 폭우가 와서 가뭄을 해소하지. 그럼 또, 언제 이 곳이 가물었나?하는 때도 옵니다."하는데, 참 그 분의 말에서 지혜를 느낄 수 있었어요.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흐름에 맞춰 긍정적으로 사는 법을 터득하고 싶네요...

엘니뇨로 폭풍이 몰아닥친 밤에 bay area에서 몇 자 끄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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