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이 올 줄이야....^^
둘째가 올 가을부터 오빠가 다니던 프리스쿨에 다니게 된답니다. 저희 둘째는 핑크, 꽃, 드레스, 보라, baby-size, 신발, 핸드백을 좋아하는 세살 아가씨에요. 지금까지는 오빠만 따라 다녔지요. 오빠 학교, 수영, 축구 라이드를 잘 따라다녀주었어요. 오빠가 플레이데이트를 하면 늘 데리고 가곤 했었어요. 그런데 이게 오빠가 네 살 반 정도 되면서 첫째 플레이데이트에 둘째를 데리고 가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우선 이성이기에 관심분야가 상당히 달라졌고, 놀이문화가 다르더라고요. 둘째는 그래도 아주 활동적이라 오빠를 따라다니면서 자전거도 타고, 스쿠터도 타고, 흙도 파고 그렇게 놀았어요. 그런데 둘째가 세살이 되면서 부터 발레, 공주놀이, 인형놀이를 급격하게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첫째 아이 친구가 또래 여자동생이 있지 않은 한 따로 플레이데이트를 하기 시작했어요.
동네에 아들, 딸 또래 아이를 둔 친구가 있었는데 그집 딸이랑 한동안 아주 잘 놀았어요. 첫째가 프리스쿨을 간 사이에 둘째 친구를 우리집에 초대해서 두시간 정도 플레이데이트를 해줬답니다. 티파티를 하게 테이블을 세팅해주고, 발레를 한다길래 백조의 호수 노래도 틀어주고 말이죠. 근데 그 집이 아쉽게도 이사를 갔어요. ㅠ.ㅠ
저는 다시 고민을 했죠. 어떻게 다시 이런 플레이데이트를 만들지? 왜냐하면 아이들의 성향도 맞아야하고, 엄마들도 잘 맞아야하고, 교육관도 비슷해야하거든요.... 이 세가지 밸런스를 맞춘 친구를 찾는 것은 정말 하늘의 별따기에요.
여름동안 둘 다 집에 있었어요. 그러면서 그냥 또 동네아이들이랑 이렇게 저렇게 어울려 놀았어요. (정말 신기한게 우리 동네 이웃들은 아이들이 둘씩인 경우가 많고 딸, 아들 하나씩 있는 집이 많아요) 그러다가 첫째아이와 프리스쿨 같이 보내던 엄마에게 이메일을 보냈어요. 저희 아들이랑 그집 아들이랑 꽤 잘 어울려 놀았고, 여동생이 저희 딸이랑 또래인 집이었어요. 프리스쿨 졸업식 날, 제게 "우리 둘째들이 가을부터 같은 학교 다니게 될테니 여름동안 한 번 만나서 플레이데이트 할까? 내가 다른 엄마들도 몇몇 소개해줄께." 했었어요.
그 자리에선 "OK - that would be great!"했지만, 사실 학교 밖에서 연락해서 따로 만나던 사이가 아니었기에 소심해져있었어요. 그런데 어쩌나요, 제 동네친구가 이사를 갔잖아요. 둘째 학교도 곧 시작인데... 집에 계속 데리고 있던 애라 학교생활 잘 적응할까 싶기도 하고 해서 그 엄마한테 연락을 했어요. "너 그 플레이데이트 할 때, 꼭 나도 불러줘~ 우리 딸이 너무 좋아할 것 같아." 이렇게요. 그러고나서 개학을 3주 앞둔 시점에 연락이 왔어요. "우리 그 때 말한 플레이데이트하자!" 하고 말이죠. 그래서 "너희 첫째는 오니?"했더니만, "아니, 걘 스포츠캠프갈꺼야." 하더라고요. 옴마나... 그래서 저도 둘째 플레이데이트를 위해서 첫째를 1일 반일 캠프에 넣었습니다. 미술학원에서 오전동안 그림을 그리는 캠프인데, 지난 주까지 더운 날 밖에서 공차고 던지고 해서 그런지 아트 캠프 너무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동생이 학교를 시작하는데, 같은 반이 될 친구들이랑 플레이데이트를 할꺼야. 그러니까 네가 미술학원가서 오전동안 그림그릴 수 있겠니?"하고 양해를 구하니, "OK, mom!" 하고 시원시원하게 대답을 하더라고요... 기특한 녀석^^
그리하여 둘째 플레이데이트를 위해 첫째를 캠프를 보내게 되었어요. 후우.... ^^
만나기로한 공원에서 아침에 엄마들이 커피, 베이글, 과일을 가지고 모여 두시간 동안 둘째들을 놀게했어요. 설마했는데 모두 둘째만 데리고 왔더군요. 그리고, 이 세살 아가씨들은 사이좋게 잘 어울려 놀았고요. 차분한 분위기에서 서로 소개도 시켜주고 소꿉놀이도 함께 했어요. 엄마들 입장에서는 한 아이에게만 집중할 수 있어 좋은 시간이기도 했구요. 첫째도 미술학원에서 즐거운 시간 보냈다고 하네요.
이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딸이 학교에 가도 아는 얼굴들이 몇몇 있을테고요, 저도 같은 반에 아는 학부형이 몇 명 있다는 사실이 참 든든하네요. 첫째 친구 엄마덕분에 새로운 엄마들도 몇 명 만나게 되었고요....
남은 방학은 차분히 새학기를 준비하며 보내게 될 것 같아요. 두 아이가 동시에 새 학교를 시작하게 되어 좀 긴장했었는데, 제 to-do-list에서 하나가 지워졌어요.
남은 여름방학 잘 보내세요.
#둘째플레이데이트, #학교시작3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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