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시작해야지...하고 생각한지는 3-4년 된 것 같아요.
사실 공을 많이 들였던 공간이 있었는데, 그 싸이트가 비활성화 되면서 주춤했었어요.
사실 절친의 권유에 의해 정말 용기를 내서 시작해봅니다.
어릴 적 부터 저는 끄적거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혼자 시간을 많이 보내기도 했고, 조용히 생각하며 그날 일기를 썼던 것 같아요. 대학생까지도 일기를 썼으니 꽤 오래 쓴거죠?
그 후에는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겨서 곧잘 쓰곤 했었는데, 다시 이렇게 시작을 하게 되었네요.
자료가 있으니 그때의 글들도 찾아서 가끔 올릴께요.
만으로 14살때 호주 유학을 갔습니다.
그리고 대학때는 유태인 기숙사에서 좀 지냈어요.
그리고 나이 어린 동생이 유학을 와서 보호자 역할을 하며 대학 생활을 했답니다.
동생이 오고 난 후에는 갈망했던 자유로운 대학생활은 못했던 것 같아요.
영어가 불편한 엄마를 늘 도와야했고, 남동생의 보호자로서 학부모면담 등 많은 행사(?)를 참석해야 했답니다.
그리고 대학교를 마칠 무렵 중국으로 Study abroad 프로그램을 다녀왔어요.
그 당시 2000년대 초반이었는데, 정말 일어나는 중국을 체험했답니다. 그리고 많은 포텐셜이 중국과 아시아에 있다는 생각을 하고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갔답니다.
한국에 돌아가서는 대기업에서 마케터로서 일을 했었어요.
제과회사에서 칼로리바란스 리뉴얼을 했고, 소비재 쪽으로 옮겨서 주방세제, 자연퐁 리뉴얼, 자연퐁 쌀뜨물 안심설거지를 출시하고, 세이프 리뉴얼, 세이프 발아현미를 출시했습니다.
브랜드메니져를 하니까 좋네요. 제가 했던 일들이 무엇인지 브랜드로 나열하면 쉽게 설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하니까요.
나이와 경력에 비해 회사에선 제가 막중한 임무를 주셨어요.
승진도 빨리 시켜주시고, 제 역량에 넘치도록 많은 신규 프로젝트 들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제 일상에 "FUN"이라는 요소가 그리워졌어요.
고등학교, 대학생 때 못했던 여행도 하고 싶었고... 시집가라는 잔소리에서도 벗어나고 싶었고, 좀 머리를 식히고 싶었습니다. 일을 그만둘 수 있는 옵션이 있었던 것도 제겐 큰 행운이었다는 생각은.... 아이 둘 정도 낳고 나서 들더군요. 내가 가진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 어릴 때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선택했냐...?
MBA를 하기로 했죠. 시간을 가지고 돌아보고 싶었고, 무엇보다 시집가라고 독촉하는 부모님에게서 도망갈 수 있는 것은 "학위"를 빙자한 도망이었습니다. 영국으로 MBA를 하러 가기로 하고 비행기표 발권을 마친순간 지금 저의 남편을 만났습니다. 너무 영화같은 스토리라 나.....중에 따로 글을 올리겠습니다. 제목은 유치하지만 "우리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해야겠네요.
남편은 학생만 오래한... 수수한 유학생이었습니다.
저는 부모님 집에서 편안하게 지내면서 6년 동안 일해 돈 무서운 줄 모르고 씀씀이 큰 직딩이었고요. 남편을 만나고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결혼을 하게 되었고, 제 유럽행은 좌절 되었습니다. (참고로 남편은 전혀 좌절시키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언제가 제 가장 큰 응원자입니다.)
그리고 남편을 따라 미국행을 했습니다.
참고로 저 유학생출신이잖나요...
그것도 조기유학...
영어도 잘 해요...
만14살 때 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기숙사 학교에서 생활했는데...
대학도 잘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는데...
새 도시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 잘해요.
뭐가 두려웠겠어요...?
두려울게 없죠.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하는 미국 애틀란타행.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미국 애틀란타에 도착하고...
아주... 큰 코를 다칩니다. (이 이야기 역시 나중에 해드릴께요.)
그렇게 박사과정 유학생 아내로서 5년을 살았습니다.
첫 1년은 입덧하고 살고
2년째부터는 모유수유하며 저 MBA했습니다.
3년째는 MBA 마치고 EAD받고 구직하려는 찰나에 둘째가졌습니다.
4년째는 아무리 기다려도 남편의 박사는 끝나지를 않네요...? 결혼할 때 남편이 그랬거등요... "나 3년 더하면 되. 너 2년 MBA하면 같이 졸업해서 구직하면 되겠다." 전혀 의심치 않고 그냥 믿었습니다. 근데 프로포절도 안하고, 돈도 없고, 아이들은 커가고, 제 학위는 아깝고... 해서 혼자 2살반, 5개월 된 아이 둘 데리고 한국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아이들 짐이요? 저 또 행동파잖아요... 이삿짐으로 다~~~ 부쳤죠. 남편한테 졸업하고 한국에서 보자! 나 먼저가서 돈 벌며 애들키우고 있을께. 하고 씩씩하게 갔어요.
음.......
가서 짧은 시간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 또한 나중에 자세히 나눌께요.
아무튼 열정 가득하고 무모한 저는 열정과 체력을 앞세워 한국행을 했고, 다시 취업도 했고 여러군데에 오퍼도 받았었지만 결국 예전 다니던 회사에 돌아가게 됩니다. 다행이 저를 반겨주셨어요. 그런데요... 결국 1년도 못 채우고 둘째가 돌이 되고 며칠 후, 저는 아이들과 함께 다시 미국에 돌아오게 되었어요. 남편과 같이 살려구요... ㅠ.ㅠ
다들 이렇게 좌충우돌하면서 사시는거 맞죠?
이런 제 여정에....
즐거운 날도 많았고
어려운 일들도 많았고
또 도와주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늘 저를 응원해주는 남편도 있습니다.
기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순간순간 느꼈던 감정들,
흘렸던 눈물들,
배웠던 레슨들,
소중했던 사람들,
잊고 싶지 않은 마음에 이렇게 다시 끄적임을 시작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