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이 생일파티가 끝났어요.
요며칠 그 준비에 정신 없었다가 생일 파티가 끝나니까 몸에 힘이 좍 빠지네요. 기분좋게 말이죠^^
브랜드 메니져를 하며 신제품 런칭을 할 때도 늘 이랬던 것 같아요.
일은 힘이 들고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끼는 상황이 오면서도 조금씩 나아져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낼 때의 희열은.... 중독성이 참 강하답니다.
한국에서 2년전 신규 화장품 브랜드 런칭할 때도 그랬던 것 같아요.
몇 주 내리 밤 11시 즈음 퇴근 했었어요. 회사에서 집까지 대중교통으로는 정말 갈 힘이 없을 때까지... 그렇게 녹초가 될때까지 일을 하고 늘 콜택시를 불렀었죠. 주말에도 일 하고, 집에서 새벽까지 일하고 또 다음날 동이 트기 전에 출근하고... 하루 평균 다섯시간이나 잤을까요? 제가 브랜드메니지먼트를 6년 했는데, 이 다섯 달동안 가장 미쳐서 일했던 것 같아요. 너무 즐거웠고 그래서 더 열심히 했고, 또 주변 분들이 많이 믿어주셔서 그 기대 져버리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 했던 것 같아요.
근데 참... 제가 일에 미쳐 일하면 할수록, 제 기분인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은 저를 더 필요로 했어요. 제가 밤에 자다가 조금만 움직이면 아이가 벌떡 깨서 "엄마, 회사가?"하고 물었죠. 그리고 둘째는 제게 가까이 오질 않기 시작하더라구요. 제가 데리고 키울 때는 눕히면 자고, 너무 순해서 칭얼거리지도 않던 아이가 밤이되면 악을 쓰고 울고, 쉽게 잠이 들지도 않고...
학위 막바지에 다다른 남편은 사진을 보내 올 때마다 더 야위어가고...
제가 오늘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제게 너무 와닿는 영화를 봐서에요.
"Jersey girl"이라는 영화인데, 벤 에플렉이 주연이에요.
코메디라고 분류가 되어 있어 봤는데, 전혀요. 너무 깊이 있는 영화였답니다.
제가 너무 그리워했던 일인데...
막상 아이 둘을 데리고 한국에 가서 해보니까...
여전히 그 "일"은 너무너무 좋고, 나를 하루에도 수없이 high시켜주는데
찬찬히 생각해보니, 저는 더 이상 미스시절의 제가 아닌거에요.
회사에서 일을 할 때는, 제가 아내인 것을, 두 아이의 엄마인 것을, 부모님의 딸인 것을 잊고 일에 몰두하다가 퇴근하고나면, 또 주말이 되면 "이렇게 계속 살 수 없잖아..."싶고 무엇이 우리 가족을 위해 최선인지를 다시 고민하고 또 고민하게 되었어요.
매일 밤, 빨간 토끼눈으로 콜택시를 타고 집에 갈 때면, 친정 엄마에게 맡겨 놓은 아이들이 떠오르기 시작해요... 부모님께도 죄송하고, 아이들에게도 미안하고... 일에서 해방이 되면서, 바깥의 찬 공기를 마시며 동시에 죄책감에 휩싸이곤 했어요.
거기에 남편도 미국에 있었으니....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 많은 사람들을 불편한 상황에 빠트려야 하나?" 하고 생각하며 늘 퇴근 했었답니다.
워킹맘들... 어떠신가요?
주변 사람들 챙기고 마음 쓰시기 전에 본인 부터 챙기시나요?
'I'm doing what I have to do.'
'Nobody is perfect.'
'I can't please everybody.'
이런 생각들 하면서 자신에게 수고했다 힘내자는 화이팅을 외쳐줬으면 좋겠어요.
워킹맘이 되려면
얼굴에 좀 철판도 깔아야하고,
내 한계도 알아야하고,
내가 해낼수 있는 정도의 일들을 찾아야 하고,
또 그 것에 만족하고,
내려놓아야하고...
그런 것 같아요.
아이 생일파티 끝나서 후련한데
영화 보고 나서 갑자기 감정 이입이 확 되는바람에...
늦은 밤 제 워킹맘 시절 이야기 합니다.
전 다시 워킹맘 하고 싶어요.
근데 이제 과거는 과거로 두려구요.
이제는 아이 키우면서 동시에 제가 할 수 있는 일, 해낼수 있는 일 찾아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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