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15, 2015

프리스쿨 1년, 그리고 한국어


아이와 대화하면서 아이가 점점 한국어를 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의 일과를 보면 학교와 방과 후 친구들과 노는 시간을 합치면 벌써 영어를 사용하는 시간이 한국어를 사용하는 시간보다 더 길어요. 그리고 집에서도 저랑 대화를 하는 시간보다 동생이랑 노는 시간이 더 많은데, 동생이랑 놀 때는 영어로 하네요. 그러니 한국어를 접할 기회가 급격히 줄어든 것 같아요.

학교에서 숫자와 시계를 배우고 집에 와서는

"엄마! What time is it?" 하더니,

제가 "한 시 삼십분"이라 대답했어요. 아이는 고개를 갸우뚱하네요. 하나(1)시도 아니고, 일(1)시도 아니고 한시 삼십분이라하니....

"It is one thirty." 하니까 그제야 고개를 끄덕입니다.

또, 얼마전에는 제가 "여기 앉아." 하니까 "여기 안자?"라고 받아들이고
"어? 잤는데...." 이럽니다.

프리스쿨을 시작하면서 선생님, 친구들과 영어로 의사소통이 익숙해질 때 까지 기다렸는데 이제 때가 온 것 같아요. 올 여름에는 집에 데리고 있으며 한국어를 시작해야겠어요.

아이들이 모국어가 능통해서 저와 속깊은 대화를 계속 해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와 내 어머니와의 관계 처럼 우리아이들도 나와 끈끈한 유대감을 가지고 컸으면 하는 바램인데 이러려면 제가 훨씬 더 부지런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동안에는, 엄마로서 제가 아이들을 잘 지켜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불이익을 당했을 때 힘이 되어줄 수 있고,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엄마가 되어주고 싶어요. 그래서 권리에 대해서도 공부를 하고 싶고, 또 이 나라의 전체적인 경제, 정치, 교육 시스템에 대해서 공부하며 지내고 싶어요.

아이와 가벼운 대화에서 제가 너무 멀리 갔나요?
이제 아이가 영어가 많이 편해지고 친구들도 많이 생겼으니 "집에서는 이제부터 한국말로 이야기 하면 어떨까?"하고 설득해봐야겠어요.

어렵네요...

#프리스쿨1년, #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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