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pril 30, 2015
둘째의 기특한 모습을 보며 첫째에게 미안한 맘이 들던 오늘
둘째의 짐클래스가 오늘 있었어요. 지난 주에 마지막 합동수업이 있었다고 이야기 했었죠? 생일파티를 하고 며칠 동안 계속 "넌 이제 세살이 되었으니 앞으로는 Big girl class에 가게 될거야. 엄마는 교실에 같이 더이상 들어가지 않고 밖에 앉아서 유리창너머로 너를 보고 있을거야. 잘 할 수 있지?"를 반복했습니다. 신나게 짐으로 가서는 우려했던대로 둘째는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쭈삣쭈삣하고 있더군요.
이를 어째야 하나... 하고 있는데, 지난 반 담임선생님이었던 분을 마주쳤습니다. "Miss OO, I need your help with YY." 선생님은 잔뜩 얼어있는 아이에게 장난을 걸면서 수업 시작했는데 여기서 뭐하고 있냐고 하면서 아이를 꼬셔서 짐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더군요.
휴우~~~
그렇게 아이와 떨어져서 첫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는 10초에 한 번 꼴로 저를 쳐다보더군요. 그 때마다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기도 하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입모양으로 '최고!'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아이는 천천히 반 아이들과 융화되었고 수업을 곧잘 따라가더군요. 선생님도 창밖의 저를 보면서 (잘하고 있으니 걱정마라)의 의미인 듯한 윙크를 날려주었습니다. 잘 따라하는 아이를 보며 저도 참 주책맞게 눈물이 나더군요.
그러면서 한 편, 첫째 생각이 났습니다. 우리 첫째는 더 어린 나이때부터 학교를 갔고 무던하고 잘 해내기도 해서 제가 염려 한 적이 없었는데 말이죠. 우리 첫째에게도 이런 순간이 있었을텐데... 하면서 기억을 떠올려봤어요. 첫째가 저만할 때는 둘째가 너무 어려서 제가 첫째 관찰을 많이 못했던 것 같아요. 첫째의 저런 순간이 떠오르지가 않더라고요... '참, 나도 둘째는 막내라고 이런 저런 기특한 면들이 더 가슴에 와닿나보다...' 싶네요.
아이들 모두 각자 개성이 있고 장점이 다 다르니 아이별 장점을 더 살려주고 칭찬을 많이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첫째를 말이죠...
#대견하고기특한모습, #첫째를더사랑해주자
Tuesday, April 28, 2015
Pre-K Around the world 테마 - 한국
첫째 프리케이 담임선생님에게서 얼마전에 이메일이 왔어요. Around the world라는 테마로 수업이 진행되는 주가 있는데, 각 나라별 프레젠테이션을 좀 담당해줄 수 있는 부모가 있으면 이메일에 회신을 해달라고요...
저는 했던 일이 자다가도 누가 두드리면 벌떡 일어나 프레젠테이션을 해야하는 일이었던지라 선생님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어린 둘째를 집에 데리고 있어서 아무래도 쉽지 않겠다 싶었어요. 며칠이 지나도 선생님이 발룬티어해줄 학부모를 구하지 못했다고 해서, 전 한국과 오스트레일리아에 대한 발표를 맡겠다고 했습니다. 대신, 남편에게 양해를 구하고 남편보고 해당일에는 출근을 살짝만 늦게해주기를 요청했어요. 둘째를 남편에게 맡기고 그렇게 발표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15분을 맡고 아이 반의 다른 한국 엄마들께서 후반부를 맡아주시기로 했어요. 엄마들 모두 한복을 입고 아침에 교실 앞에서 만났습니다.
저는 지구본에서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한국에 가려면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12시간을 비행기를 타고 가야한다"라고 하면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그게 얼마나 긴거냐?" 하고 묻더군요. 그래서 "네가 아침에 일어나서 비행기를 타면, 비행기에서 아침을 먹고, 점심을 먹고, 또 거의 저녁을 먹을 때가 되면 한국에 도착할거야." 했더니...
"Oh!!! That long!!!"을 외치더군요. 귀여운 녀석들...
그리고 Bi-Bim-Bop이라는 동화책을 읽어줬습니다. 아이들이 점점 "비빔밥이 뭐야? 비빔밥이 뭐야?" 하더군요. 이 동화책은 워낙 운율이 좋아서 한 번만 읽어줘도 "비빔밥"이라는 단어를 외우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집에서 아침에 만들어온 비빔밥 샘플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그 앞에서 숫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해 비비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집중을 잘 하더군요. "Colorful beauty turns into deliciousness as we mix bi-bim-bop".
그리고는 네명의 한복입은 한국 엄마들과 함께 아이들에게 절을 하는 법을 가르쳐줬어요. 한국에서는 선생님을 길에서 만나면 "Hello, Mrs. OOO"하고 손을 흔들고 인사할 것 같니? 하니까 아이들이 모두 끄덕이더군요. 그래서 그렇지 않다. 한국에서는 선생님이나 어른을 만나면 Bow를 한다고 말해주고는 Bow에 대해서 배워보자고 했어요. 한복입은 엄마들과 함께 절을 하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니 아이들이 곧잘 따라합니다.
Rule #1: Hands stay together
Rule #2: Hands in front of your forehead
Then we go down, have your head touch the floor then come up slowly.
Hands down then end with a half bow. 하며 배꼽인사를 했지요.
아이들은 엄마들을 곁눈질하며 잘 따라하고, 선생님들은 (살짝 과장을 보태서) 경이로운 눈으로 이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엄마가 장구 연주를 하고 그에 이어 꽹가리, 장구 합주를 했습니다. 저는 남편 출근 때문에 그 때 즈음 뒤로 살짝 빠져나왔어요. 하지만 교실 밖에서도 장구와 꽹가리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연주 후, 세가지의 small group으로 나누어서 한 쪽은 여벌 한복을 다른 아이들에게 입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한 쪽은 한복색칠공부를 했어요. 그리고 나머지 한 그룹은 제기차기를 했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집중해서 엄마들의 한국프레젠테이션을 참관해주었고, 흥미로워하는 듯 했습니다. 선생님도 최고의 발표였다면서 기뻐하셨어요. 무엇보다 저희 아이들이 한국인으로서, 한국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고보니, 저희 엄마도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한복입고 학교 행사에도 참여하시고 어머니회도 하시면서 학교발전을 위해 노력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모전녀전인가요...?^^ 제 아이는 어젯 밤에 저와 절 하는 법을 집에서 연습했는데, 제게 "엄마, 아이들이 날 보고 웃으면 어쩌지?" 하더군요. 그래서 "웃긴... 낯설순 있지만, 네가 한국인이고, 멋진 한복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해서 부러워서 그러는걸꺼야."했어요.
제가 고등학교 시절에 엄마가 보내주신 귀한 강원도산 오징어를 기숙사 전자렌지에 데워먹으려다가 기숙사의 백인친구들에게 엄청난 놀림을 받았던 적이 있거든요...? 상당 기간동안 저를 위축하게 만들었던 기억입니다. 그래서 사실 이번 발표에도 비빔밥은 꼭 넣었어요. 우리 아이들이 이 곳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내가 한국음식으로 도시락을 싸줘도 주변에서 "이유~ 그게 뭐야?"보다는, "아! 나 그거 알아. 그거 한국음식이지?"하기를 바라는 제 소망이 살짝 담긴 발표였답니다.
아이반의 다른 한국엄마들과 덕분에 즐거운 경험을 했고, 아이들도 좋은 배움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이학교한국에관한발표, #aroundtheworldKorea
Saturday, April 25, 2015
"It was a feast!"
어제 딸 아이의 세살 생일이었습니다. 마지막 mommy and me class에서 신나게 힘껏 뛰어놀아줬습니다. 슈퍼에 가서는 본인이 원하는 "하얀 아이싱과 핑크 스프링클을 뿌린 초콜릿케익"을 만들기 위한 마지막 재료를 함께 샀어요. 슈퍼에 간김에 풍선하나 선물해주니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뻐합니다.
올 가을부터는 프리스쿨도 갈테고, 앞으로 밤잠 설치며 기저귀 갈아주는 일도 없을 것 같고, mommy and me class도 없을테고 참 시원섭섭하네요. 예전부터 둘째가 세살이 되면 큰 잔치를 하거나 해외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두가지를 다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가족에게는 정말 큰 마일스톤인 것 같아요.
이웃이 두가지의 에피타이저 (바게트빵과 아티초크딥, 온갖야채와 요거트딥)을 가져와서 스타트를 했고, 돼지고기 8파운드, 소고기 8파운드 총 16파운드의 고기를 재워놨는데, 손님 싸준 조금만 남기고 정말 싹 다 먹었습니다. 소불고기를 잘 먹을 것이야 예상했지만 제육볶음을 맛 본 이웃들이 "this pork is fabulous."를 외치며 로메인상추에 밥도 올리고 쌈을 큼지막하게 싸서 아주 잘 먹더군요.
부모들도 아이들도 아주 배부르게 잘 먹었는지 "It was a feast!"했어요. 사실 이게 한국식 손님대접이잖아요^^ 배부르게 상다리 휘어질만큼 차려 대접하는 것말이죠. 테이블세팅과 이런건 정말 간소화하고 아이들도 편하게 둘러앉아 밥 먹을 수 있도록 저희 뽀로로 돗자리에 상을 펼쳐줬어요. 그릇은 모두 저희 아이들 사용하는 스뎅식판^^ 곧 저희 동네에 스뎅식판이 유행이 될 것 같은 예감이에요. 아~~~ 아쉽게도 사진이 없네요. 얼마나 귀여운 모습이었는지 모른답니다.
낮에 딸아이가 낮잠을 자는 동안 생일케익 아이싱과 마지막 데코레이션을 했어요. (사실 제가 처음 시도해보는 케익이어서 비쥬얼한 부분이 살짝 아쉽지만) 딸 아이가 너무 기뻐했고 가족과 이웃들이 맛있게 나누어 먹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겠죠?^^ 앞으로 생일케익 안사게 될 것 같아요. 만들기도 간단하고 우리 입맛에 맞게 달거나 기름지지도 않더라고요.
이웃들이 가져온 와인과 맥주가 모두 동이나고, 베일리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섞어 칵테일 머드슬라이스도 만들어 먹었어요.
남편이 작년에 6주 걸려 퍼골라를 청소하고 페인트칠 했는데 그 아래 모여 아이들의 생일파티를 연달아 하니 기분 좋았습니다. 이래서 Home improvement project도 직접하고 케익도 직접만들고 그러나봐요. 내 손길이 많이 닿을수록 애착이 가고 특별해지는 것 같습니다. '빨리 빨리' 속에서 살다가 요즘에는 '정성'을 다하는 쪽으로 스스로가 변하고 있네요.
#세살맞이만찬, #KoreanBBQparty
올 가을부터는 프리스쿨도 갈테고, 앞으로 밤잠 설치며 기저귀 갈아주는 일도 없을 것 같고, mommy and me class도 없을테고 참 시원섭섭하네요. 예전부터 둘째가 세살이 되면 큰 잔치를 하거나 해외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두가지를 다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가족에게는 정말 큰 마일스톤인 것 같아요.
이웃이 두가지의 에피타이저 (바게트빵과 아티초크딥, 온갖야채와 요거트딥)을 가져와서 스타트를 했고, 돼지고기 8파운드, 소고기 8파운드 총 16파운드의 고기를 재워놨는데, 손님 싸준 조금만 남기고 정말 싹 다 먹었습니다. 소불고기를 잘 먹을 것이야 예상했지만 제육볶음을 맛 본 이웃들이 "this pork is fabulous."를 외치며 로메인상추에 밥도 올리고 쌈을 큼지막하게 싸서 아주 잘 먹더군요.
부모들도 아이들도 아주 배부르게 잘 먹었는지 "It was a feast!"했어요. 사실 이게 한국식 손님대접이잖아요^^ 배부르게 상다리 휘어질만큼 차려 대접하는 것말이죠. 테이블세팅과 이런건 정말 간소화하고 아이들도 편하게 둘러앉아 밥 먹을 수 있도록 저희 뽀로로 돗자리에 상을 펼쳐줬어요. 그릇은 모두 저희 아이들 사용하는 스뎅식판^^ 곧 저희 동네에 스뎅식판이 유행이 될 것 같은 예감이에요. 아~~~ 아쉽게도 사진이 없네요. 얼마나 귀여운 모습이었는지 모른답니다.
낮에 딸아이가 낮잠을 자는 동안 생일케익 아이싱과 마지막 데코레이션을 했어요. (사실 제가 처음 시도해보는 케익이어서 비쥬얼한 부분이 살짝 아쉽지만) 딸 아이가 너무 기뻐했고 가족과 이웃들이 맛있게 나누어 먹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겠죠?^^ 앞으로 생일케익 안사게 될 것 같아요. 만들기도 간단하고 우리 입맛에 맞게 달거나 기름지지도 않더라고요.
이웃들이 가져온 와인과 맥주가 모두 동이나고, 베일리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섞어 칵테일 머드슬라이스도 만들어 먹었어요.
남편이 작년에 6주 걸려 퍼골라를 청소하고 페인트칠 했는데 그 아래 모여 아이들의 생일파티를 연달아 하니 기분 좋았습니다. 이래서 Home improvement project도 직접하고 케익도 직접만들고 그러나봐요. 내 손길이 많이 닿을수록 애착이 가고 특별해지는 것 같습니다. '빨리 빨리' 속에서 살다가 요즘에는 '정성'을 다하는 쪽으로 스스로가 변하고 있네요.
#세살맞이만찬, #KoreanBBQparty
Thursday, April 23, 2015
초콜릿과 같이 달콤한 목요일 밤
작년 이맘 때 즈음에는 제가 좀 바빠지기를 희망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때도 바쁘기는 했지만 뭔가 '집안에서' 바빴죠. 사람들 만날 일이 많이 생기고 약속들이 많이 생기기를 바랬어요. 남편은 '곧 그렇게 될꺼야...' 했었는데, 정말 그렇게 되었네요. 요즘 제가 벌여놓은 일들이 많은건지 정신없이 바쁘네요. 'I have a lot on my plate'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내일은 우리 예쁜 딸의 세번째 생일입니다. 동네사람들 모두 불고기 BBQ 저녁에 초대했어요. 오늘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불고기 양념해놓았습니다. 그리고, 초콜릿과 핑크를 좋아하는 딸의 생일 케익을 밤 9시가 넘어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제게 중요한 일들에 더 시간과 정성을 쏟고 있어요. 내일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Birthday dress를 입고 좋아하는 친구들 앞에서 발레공연^^을 하고 핑크생일케익에 촛불을 불며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니 이정도 쯤이야 싶습니다.
밖에서 요즘 이런저런 일을 겪어서 맘이 쓰였었는데, 가족과 이웃과 내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니 주말이 참 기다려지네요.
세상 뭐 별거 있나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쁨과 슬픔 나누면서 의지하며 살면 되지요~~~
초콜릿 케익 냄새에 코가 즐거운 밤입니다. 굿나잇!!
Monday, April 20, 2015
친구의 대학원 합격 소식
제가 지난 해 말 대학원 에세이 상담, 리뷰 해준 친구가 붙었다고 고맙다고 연락이 왔네요. 분명 그럴만한 능력이 있는 친구라 합격한 것이지만, 제가 그 친구가 발돋움을 하는데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참 기쁩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난관에 봉착했을 때 혼자 고민을 하기 마련인데요... 이럴 때 서슴없이 저를 찾아줬다는게 고맙네요.
지난 주 한 회사의 마케팅 포지션에 지원을 해볼까 잠깐 고민했어요. 근데 5월에 가족 여행도 계획되어있고 해서 지원을 하지 않고 이웃들에게 웃으며 말을 했죠. '나 좀 더 악착같이 알아봐야하는 거겠지?'하면서요... 그랬더니 이웃 중 한명이 그 회사 인사쪽의 고위 누구를 안다고 그 포지션에 대해 진지하면 내게 말해 라고 하네요. 오..... 진짜 생각을 좀 정리해보고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달라 하려고요...
저도 제가 이렇게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것이 기쁘고 그로 인해 친구가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소식에 기쁜 것 처럼 저도 도움을 요청해도 괜찮겠지요.....?
나눔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Sunday, April 19, 2015
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언어에 대한 생각과 고민
호주에 유학을 가서 첫 일년동안은 한국 음악도 듣지 않고 매일 영어로 일기를 쓰고 부모님께도 영어로 편지, 팩스를 보내곤 했습니다. 방학 때 한국을 가서도 아버지께서는 영어로 이야기 하라고 하셨었죠.
요즘 제가 언어에 대해서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미국에서 어떻게 살아가게 될 지, 제가 부모로서 어떤 방향을 제시해야할 지,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어란 어떤 것일 지.... 막막한 마음에 제 어릴 적을 떠올려 봅니다.
호주에서 다녔던 학교는 제가 첫 한국인이었어요. 유학이라는게 한국에서는 한창 시작되는 시기였고, 호주에서도 멜번이란 곳은 직항도 없고 해서 호주의 시드니나 브리즈번에 비해서 유학생이 훨씬 적었습니다. 물론 제가 10학년이 되었을 즈음에는 한국 유학생들이 몇 명 더 오긴 했었지만요, 제가 초창기멤버였어요. 대신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이 되기를 얼마 앞둔 시기었기에 홍콩 친구들이 많았고, 또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의 친구들은 몇 몇 있었네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아무튼, 첫 해는 최대한 영어를 빨리 늘게 하자!는 목표를 가지고 영어에 묻혀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 때는 꿈도 영어로 꿨었어요. 지나고 보니 영어가 그 때 가장 많이 늘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부모님과 영어로 소통을 해야했을 때 느꼈던 거리감이 얼마나 컸는지 모릅니다. 언어는 정서의 소통이고, 이 소통으로 인해서 상대방과 나의 거리를 느끼잖아요. 물론 같은 언어를 이야기한다 해도 꼭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가족끼리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유학 생활을 하면서 내가 한국인이고 뿌리를 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든 경험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학도 한국인들의 인맥을 다질 수 있는 학교를 고려해서 지원했었어요. 90년대 후반에는 홍콩영화, 일본영화가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소위 '쿨'하다는 문화였는데, 요즘 홍콩, 일본의 제 고등학교 동창들은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드라마에 푹 빠져 있고, 한국어 과외도 받고, 한국 패션을 따라하기에 여념이 없더군요. 한류, 저 고등학교 대학 시절에는 상상도 못했었답니다.
아이들을 한글학교를 보낼까 생각을 해보니....
월,화,수,목,금,토,일에서 월-금은 학교를 가고, 토요일은 한글학교를 가고 일요일은 성당에서 보내고... 이렇게 빡빡한 일과에 맞춰서 아이를 어린 시절부터 보내게 하는 것이 과연 이 환경에서 제가 아이들에게 제시하는 최선인지 잘 모르겠어요. 이제 킨더들어가는 아이인데 말이죠.
집에서 TV를 보여줄 때 한국프로그램을 좀 섞어 보여주고, 한글 책을 좀 더 열심히 읽어주고 (영어책 1권 읽어줄 때 한글책 1권 이런 식으로...), 한글을 조금씩 집에서 가르쳐보고... 우선 집에서 1년만 이렇게 더 하고 1학년이 되는 내년부터 한글학교 보내볼까 해요.
아이들이 한글을 부담스러워해서 부모와 대화를 피하는 관계가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관계입니다. 아이들이 큰 후에도 저희 가족이 한국어로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기를 꿈꿔봐요.
#이중언어속의아이들, #한국어로편안한대화를꿈꾸며
Thursday, April 16, 2015
두 토들러를 가진 엄마의 정신없는 하루 - One crazy day of a mom with two toddlers
보통....아침 일찍 남편 도시락 싸서 첫째와 같이 보내고, 둘째만 데리고 볼 일을 본다. 오늘은 Target과 Nordstorm Rack 다녀오기. 둘째 크락스를 사려고 벼르고 벼르다가 오늘 드디어 샀다. 내 여름 청바지를 사려고 했던 미션은 결국 달성하지 못했다. 오전에 한가지 일만 마무리 지으면 만족해야하는 듯 하다. Target가는 길에 친구를 만났는데, "오늘 애들 픽업해서 바다가자!" 한다. 에고머니나... 그게 오늘이었구나. 첫째 픽업시간이 다가오는데, 얼른 장본것들을 집에 내려놓고 바다 갈 준비를 하고 점심을 싸서 첫째 픽업을 해야한다. 시간이 없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소세지, 피망, 양파, 실란트로가 있다. 좋다. 오늘 점심 메뉴는 볶음밥. 정신없이 칼질을 해대고 굴소스로 간을 해서 볶음밥을 3개의 통에 나누어 담았다. 그 외에 챙겨야할 품목: 수영복, 슬리퍼, 비치타올, 돗자리, 간식, 물병, 모래놀이장난감, 썬크림, 모자, 파라솔
다행이도 차에 기름이 꽉 차있다.
아슬아슬하게 첫째를 픽업해서 바로 비치로 향하려는데.... 이런!!! 돗자리와 파라솔을 빼먹었다. 첫째는 집에 돌아가서 가지고 가자고 하고, 난 그냥 "미안~ 그냥 가자"며 바다로 차를 돌렸다.
가는 길에 두녀석은 모두 골아떨어져 잠이 들고, 난 대학친구가 선물로 주고간 Lady Gaga의 재즈 CD를 들으며 운전을 했다. 'Lady Gaga는 이름만 들어봤는데.... 재즈도 하네... 목소리 좋네.'
아직 미혼인 그 친구는 예나 지금이나 연예계를 뚫고 있고, 옷차림에서부터 화장품 하나까지 유행을 앞서갔다. 반면, 나는.... 추울 때는 따뜻하게, 더울 때는 시원하게, 그리고 나 보다는 아이들을 먼저 챙기며 얼굴에 썬크림은 발랐는지 안발랐는지 기억조차 못하는 삶을 산지 어언 5년이다.
사실 첫째가 며칠 전에 홀푸드에서 산 피자를 잘못먹고 배탈이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내가 기분전환 하려고 바다로 향한 이유가 크다. 바다에 도착하니 난 그냥 또 하염없이 좋더라....
바다에 간 아이들도 내게 요구사항이 반으로 줄어들면서, 나의 생각은 그냥 또 저 파도를 타고 넘실 넘실 태평양위를 둥둥 떠다닌다.... 나도 비키니 입고 저렇게 누워 선탠하고 text 읽고 그랬는데... UC Santa Cruz가 있어서 이 해변에는 대학생들이 꽤 보인다. 다녔던 대학교에서 20분 거리에 아주 아름다운 해변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이 곳 산호세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바다와의 proximity 때문에... 지구 저 반대편이긴 하지만 같은 태평양이었고, 태평양 바다의 파도는 늘 내게 청량함을 안겨준다.
아이들이 두시간 정도 놀더니, 집으로 '당장' 가자고 한다. GEICO의 광고에 나오던 구절인데...
"Why does everything have to be RIGHT NOW?"
바다위를 둥둥 떠다니던 내 마음을 다시 거두울 새도 없이 나는 짐을 차에 옮겨싣고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보채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운전을 해야하는데, 왜 내게는 그게 그리도 어려운지..... 집이 다가오면 다가올 수록 첫째는 배가 너무 아프다고 괴성을 지르기 시작한다.
@!#@#!$#$!@#!@
#폭풍속에서도 편안하게 잠이 드신 예수님의 모습을 어찌 닮을 수 있을까?
구불구불 산길을 엄청난 속도로 달려 집에 도착하자마자, 첫째는 주차장에서 더이상 못참겠다고 소리를 지르고 난 그냥... 내 눈에 보이는 아기용 변기를 집어들고 "여기에 앉아" 했다.
The rest is history.
그리고... 한참 청소와 빨래를 했다.
이 모든 일 후에 아이들 티비 틀어주고 난 홀로 조용히 맥주 한 잔 하니 참 좋구나.
#crazyday, #whydoeseverythinghavetoberightnow, #토들러맘의하루
Monday, April 13, 2015
엄마란...
엄마란
기저귀 갈아주고,
아이들 콧물도 빨아서 빼내어주고,
이도 빼주고,
발에 박힌 가시도 빼주고,
귀지도 파주고,
등도 긁어주고,
화장도 가르쳐주고,
뮤직박스나 춤파트너가 되어주기도 하고,
아이가 그늘이 필요하면 그늘도 만들어주고,
발표회나 경기하면 꽃다발들고 제일 앞에 앉아 내 손에 힘주며 응원하겠지.
귀지도 파주고,
등도 긁어주고,
화장도 가르쳐주고,
뮤직박스나 춤파트너가 되어주기도 하고,
아이가 그늘이 필요하면 그늘도 만들어주고,
발표회나 경기하면 꽃다발들고 제일 앞에 앉아 내 손에 힘주며 응원하겠지.
졸업식에서는 자랑스러워 눈물이 날테고....
결혼식에는 시원섭섭 복잡미묘한 감정에 뭉클할테야...
그리고 내 딸이 나중에 아기를 낳으면 산후조리 해주러 가야겠지...
이 모든 일들은 세대가 거듭나도 반복이 되는 것 같고, 난 요즘 결혼하고 7년이 되었는데도 멀쩡한 혼수들을보며 당시 좋은 것들을 골랐던 엄마 마음을 알 것 같다.
Friday, April 10, 2015
자랑스런 한국 돗자리와 곰탕
제가 말씀드렸었죠? 저희 동네에 또래아이들이 많아서 매일 오후3시가 되면 아이들이 저희집 앞으로 몰려든답니다. Driveway와 앞마당이 넓은 편이라 아이들이 자전거나 스쿠터를 타고 놀기도 좋고, 술래잡기나 숨바꼭질을 하기도 하고 그래요.
아이들 플레이데이트를 자주 해주는건 엄마입장에서 약간 부담스럽기도 한데 집 앞에서 친구들과 노는건 언제나 환영이에요. 둘째가 낮잠을 자고 있을 때도 그냥 현관문을 열어 놓고 첫째가 친구들과 놀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편할 수는 없네요.
뜨거운 캘리포니아 햇살을 받으며 뛰어놀다보면 목도 마르고 좀 앉아서 쉬고 싶기도 하고 그런가 봅니다. 접이식 의자를 내어 놓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아이 친구들에게 인기 있는 것은 저희집 뽀로로 돗자리에요.
예전에 한국에서 10-12인용 뽀로로 돗자리를 구입해 공수해왔었어요. 왜 미국에서는 볕이 뜨거운 곳에서 사용하는 자동차 차양제품과 같은 재질로 만들어진 돗자리요. 아이들이 놀다가 지치면 돗자리에 앉아서 쉬기도 하고, 또 그 위에 상을 펼쳐주면 보드게임을 가지고 와서 앉아서 놀기도 합니다. 저희 동네 이웃들이 이를 그동안 유심히 봤던 모양이에요.
음식을 먹다 흘리면 물티슈로 슥슥 닦으면 되고, 지저분 해졌다 싶으면 한 번씩 호스로 씻어내죠. 그리고 방수가 되고 오래 앉아있어도 엉덩이(booty)가 아프지 않다며 대단히 훌륭한 제품이라고 칭찬을 하더군요. ^^ 이웃들과 피크닉을 갔는데 미국식 돗자리를 가지고 온 친구들은 패딩이 없어 엉덩이가 아프기도 하고 옷이 젖기도 하는데 저희 한국식 돗자리는 천하무적이었어요. 게다가 사이즈까지 넉넉해서 이웃들과 함께 앉을 수도 있을 정도의 넉넉한 사이즈라 모두 앉아보고 경험해보았지요.
그리고는 이웃 중 한 명이 제게 다음 날 문자를 보냅니다.
"나 너희 돗자리 같은것 구입하고 싶은데, 너 어디서 샀니?"
"응, 나 한국에서 사왔어."
"그렇구나! 나 너희 돗자리 너무 가지고 싶어 인터넷으로 다 서치해봤는데 못찾겠더라."
"내가 한국슈퍼가서 파는 지 보고 알아봐줄께."
그러고는 한국슈퍼에 갔더니 straw mat라고 해서 바닥은 은박으로 방수처리가 되어있는 제품을 팔더군요. 가격은 9불. 친구에게 문자와 사진을 보내주니, 패딩이 없어 폭신하진 않지만 좋아 보인다며 사다달라고 부탁을 하더군요. 하~ 뽀로로 그림이 크게 그려져 있는 제 돗자리를 이 친구가 사용할 생각을 하며 웃음이 났었는데, 한편 아쉬웠어요.^^ 그래서 돗자리를 사다 주었습니다. 친구는 대.만.족.
그리고 이웃들이 불고기와 갈비를 무척 좋아해요. 그래서 제가 늘 뭘 해먹는지를 궁금해 하는데요, 엊그제 제게 저녁메뉴가 뭐냐고 묻길래 "Oxtail Soup"(꼬리곰탕)이라 했죠. 그랬더니, 한 친구가 "아!!! 그거 요즘 뜨는 음식이잖아!" 그러는거에요. 2014년은 퀴노아와 케일의 해였다면 2015년은 Bone Broth의 해라고 하면서 TV에도 나왔다고 하네요. 우리는 어릴적부터 곰탕을 먹고 자랐는데, 올해 hottest food trend라 하니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조금 찾아봤습니다.
http://www.today.com/food/i-tried-bone-broth-week-heres-what-happened-2D80450660
http://nourishedkitchen.com/bone-broth/
http://www.eater.com/2015/2/12/8025027/what-is-bone-broth-and-why-is-everyone-talking-about-it
그러니 주변에서 너 뭐 먹니? 할 때 Oxtail Soup이라고 자신있게 하시고, 그게 뭐냐고 하면 "Don't you know - it is the hottest food trend of 2015."하세요.^^
#한국돗자리, #곰탕, #Koreanpicnicmat, #bonebroth, #SoHotIn2015
Wednesday, April 8, 2015
대학친구의 방문과 자아성찰
친구를 공항에 데려다 주고 왔는데 가슴이 간질간질 합니다.
친구가 다녀갔어요.
시절인연이 아닌 Friends for lifetime인 그런 친구가 말이죠.
십오년 전 대학친구인데, 제 대학시절 이 친구를 뺄 수 없는 그런 친구였답니다. 친구는 저희가 찬란했던 20대 초반을 함께 보냈던 그 곳에서 여전히 살고 있습니다. 어렵게 휴가를 내서 제가 살고 있는 이 곳까지 저와 저의 가족을 보러 와줬네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하루하루 일상을 쫓기듯 보내며 지내다 대학시절 친구를 만나게 되니 잠깐 제 머릿 속이 혼란해집니다. 변한 제 모습에 대해 자각하고 있지 않다가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 시절의 저를 떠올리게 되더군요.... Carefree하고, 밝고, 자신감 있고, 하루하루 즐거운 계획으로 가득했던 제 모습 말이에요... 그런 경험 해보셨나요?
찰랑찰랑하게 차있던 제 잔이 요사이 많이 빈 듯 하네요. 무엇을 통해서 다시 채울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겠어요.
앞으로 15년 후에 그 친구와 제가 또 어떤 모습일까요...?
Thursday, April 2, 2015
Moms' Group / Moms' Club 이란?
안녕하세요? 오늘은 Moms' group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 해요.
저는 첫째와 둘째 모두 남편과 제가 대학원 시절을 보냈던 애틀란타에서 낳았습니다. 산후조리는 감사하게도 친정엄마가 14시간 비행기를 타고 오셔서 모두 해 주셨고, 출산 후에는 제가 임신 전 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과 왕래를 하며 지냈죠. 물론 너무 좋은 인연들이죠. 근데, 제가 가장 먼저 임신을 했던 케이스였던 것 같아요. 주변에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는 친구가 없었고, 입덧을 심하게 할 때나, 출산을 하고 산후우울증이 심하게 왔을 때나, 아픈 아이를 모유수유 하면서 제 기말고사를 준비할 때나, 남편의 논문작업이 새벽까지 이어질 때나.... 가까이 손을 뻗을 사람들이 없었던 것 같아요. 출산을 하고 1~2년은 감정적, 육체적 도움이 많이 필요하잖아요? 이런 moms' support group을 통해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둔 엄마들끼리 서로 여러 정보도 나누고 감정적인 서포트를 주고받고 하는게 참 중요한 시기입니다.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워보신 엄마라면 누구나 아시겠지만 '엄마'가 되기 전에는 감히 상상도 못할 일들이 많잖아요? 아이와 함께 외출을 할 때면 준비해야하는 물건들 수십가지에 아이 기저귀 갈고 옷입히고 먹여놓으면 기저귀를 다시 갈아줘야하거나 하면서 약속 시간 맞추기도 어렵고, 외출한다고 옷 갈아입고 아이 안으면 갈아입은 내 옷 위에 다시 토를 하고....^^ 아이 키우면서 밤잠을 잘 못자서 몽롱한 상태이지만 그래도 누가 점심초대를 해주면 초대에 감사하며 얼씨구나하고 달려가곤 했지요.
구글이나 기타 서치엔진에 "moms' group in ____"하고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치면, 리스트가 나올거에요. 쌍둥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moms' group도 있고, 지역의 international moms' group도 있고, attached families와 같이 육아철학이 비슷한 엄마들의 모임도 있고 그래요. 정기적으로 같이 모여 플레이데이트도 하고, 공원에서 만나 산보도 하고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거죠. 가끔은 모여서 빨래 개는 것도 도와주고 그런데요.^^ 이렇게 주욱 만나다보면 나중에 아이들이 좀 더 커서는 번갈아 가며 아이들을 보기도 하고 그런답니다. 주변에 내 친구들이 같이 임신하고 같이 아이를 낳아 키우면 좋겠지만, 내 peer group과 조금 다른 속도로 출산, 육아를 하게 될 경우에는 지역에 moms' group을 활용해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여러분들과 함께 나눕니다.
#momsgroup, #맘스그룹, #momsclub, #맘스클럽
Wednesday, April 1, 2015
Girls' night out - 여자친구들과의 시간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대단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닌데 무척 바쁘게 지냈어요.
지난 토요일에는 특별한 Girls' night out을 했답니다. 좋은 동네에 음식 맛있고 분위기 좋고 칵테일까지 맛있다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거죠. 지난 번에 머리를 한게 엄마가 방문하셨을 때니까 거의 1년이 되어가네요. 염색도 필요했고 커트도 필요했고... 해서 이번에 아주 기분전환 하는 겸 머리도 하고 갔어요.
소개로 찾아간 미용실은 아마 실리콘벨리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미용실이었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 치면 테헤란로와 같이 이 곳에도 큰 대로가 있어요. 자동차 판매하는 곳이 주욱 들어서 있는 길에 이 헤어살롱이 있다는거에요. 그래서 갔더니 주차장에서 건물을 들여다보니 '여기가 언니가 말한 헤어살롱 맞아?' 싶더라구요. 한국에서는 청담동이 아니더라도 보통 여자들이 기분전환하러 가는 곳이 미용실이라 분위기가 좋잖아요... 근데 미국 생활하면서는 맘에 맞는 헤어드레서 찾는게 늘 가장 어려운 숙제인 듯 했고, 또 살림꾼기질이 발동해서는 제 머리하나 관리를 하지 못했어요. 아무튼, 이 헤어살롱은 대로변에 있고, 주차장이 바글바글하더군요. 안을 들여다보니 인디언들이 많이 보였어요. 들어가보니 넓직한 헤어살롱을 여러 배경을 가진 헤어드레서들이 나눠서 운영하고 있더라고요. 미용실의 반은 인디언, 그리고 한 코너는 한국인, 또 한 코너는 일본인. 아주 특별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본론으로 돌아와서, 머리도 상큼하게 하고 집에와서 손수 페디큐어도 했어요. 다음 날 Girls night out을 위해서요.
다음 날, 제가 아껴두었던 등이 훌렁 파진 드레스를 입고, 스모키화장을 하고, 향수도 뿌리고, 신발장에 고이 모셔져있던 구두를 신고 나갔더니 남편, 아이들, 동네사람들 반응이 아주 대단하더군요. 옆집 아이는 "Why are you so pretty?"라며 계속 쫓아다녔어요. 같이 나가기로 한 친구들도 하나같이 얼마나 예쁘게 하고 나왔던지... 서로 계속 칭찬해주며 카풀해서 목적장소로 갔어요. 친구 하나는 레스토랑 앞에 먼저 도착해서 줄을 서있었고 우리는 그 친구 덕분에 많이 기다리지 않고 원했던 테라스 쪽으로 자리를 잡았어요.
낮에 90도 까지 올라갔던 날씨였지만 저녁이 되어 선선한 바람이 불고 우리는 모스코뮬과 그 집 특선 오버더뮬을 마시며 저녁식사를 했어요. 결혼이야기, 최근 부부사이에 재미있었던 이야기,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온 가족이 친하게 될 수 있고 가까이 살아 얼마나 감사한지를 이야기 하며 근사한 저녁을 먹었답니다. 이 곳의 모스코뮬과 오버더뮬이 맛있는 이유는 이 곳에서 Ginger beer를 직접 brewing을 한다고 하네요. 아... 토들러 두 아이들과 무척 바쁜 한 주를 보내고 토요일 저녁 시원한 칵테일을 마시니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어요.
두시간반에 걸친 식사를 하고 라운지로 이동을하기로 했어요. 우리가 걷고 있는데, 주변 남자들이 휘파람도 불고, 멋지다는 칭찬과 함께 말도 걸고 하더군요. 하하하 근데 정말 웃겼던건 처음에 우리 모두 우리가 대상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는 점이에요. 세번 정도 듣고 나서야... "You talking to us?"하고 모두 배꼽을 잡고 웃었죠. 하하하 집에서 아이들 응아기저귀를 갈고, 요리와 설겆이를 도맡아 하던 우리가 한껏 차리고 나오니 다시 미스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분위기 좋은 라운지에 가서 와인 한 잔 더하며 우리는 아껴두었던 아이들 이야기와 요즘 육아를 하며 느끼는 고충을 서로 나눴습니다. 사실 요즘 저희 첫째와 둘째의 분쟁이 심해 고민이 있었거든요.... 아이들이 다투면 차분히 다가가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중재해주기 보다는 "각자 자기방으로~"를 외쳤지요. 그런데 그 날 초등학교 선생님 출신의 친구가 "Whatever they do, they are doing their best."하는데, 눈물이 줄줄줄.... 다 같이 눈시울을 적셨네요.
친구들과의 좋은 시간과 속깊은 대화를 통해서 힐링하고 돌아왔어요.
Girls' night out, 종종 해야겠죠?
제게 좋은 에너지가 많이 생긴 그런 경험이었답니다.
다음에는 남편과 date night하고 싶어요. :)))
#girlsnightout, #걸스나잇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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