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pril 28, 2015
Pre-K Around the world 테마 - 한국
첫째 프리케이 담임선생님에게서 얼마전에 이메일이 왔어요. Around the world라는 테마로 수업이 진행되는 주가 있는데, 각 나라별 프레젠테이션을 좀 담당해줄 수 있는 부모가 있으면 이메일에 회신을 해달라고요...
저는 했던 일이 자다가도 누가 두드리면 벌떡 일어나 프레젠테이션을 해야하는 일이었던지라 선생님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어린 둘째를 집에 데리고 있어서 아무래도 쉽지 않겠다 싶었어요. 며칠이 지나도 선생님이 발룬티어해줄 학부모를 구하지 못했다고 해서, 전 한국과 오스트레일리아에 대한 발표를 맡겠다고 했습니다. 대신, 남편에게 양해를 구하고 남편보고 해당일에는 출근을 살짝만 늦게해주기를 요청했어요. 둘째를 남편에게 맡기고 그렇게 발표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15분을 맡고 아이 반의 다른 한국 엄마들께서 후반부를 맡아주시기로 했어요. 엄마들 모두 한복을 입고 아침에 교실 앞에서 만났습니다.
저는 지구본에서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한국에 가려면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12시간을 비행기를 타고 가야한다"라고 하면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그게 얼마나 긴거냐?" 하고 묻더군요. 그래서 "네가 아침에 일어나서 비행기를 타면, 비행기에서 아침을 먹고, 점심을 먹고, 또 거의 저녁을 먹을 때가 되면 한국에 도착할거야." 했더니...
"Oh!!! That long!!!"을 외치더군요. 귀여운 녀석들...
그리고 Bi-Bim-Bop이라는 동화책을 읽어줬습니다. 아이들이 점점 "비빔밥이 뭐야? 비빔밥이 뭐야?" 하더군요. 이 동화책은 워낙 운율이 좋아서 한 번만 읽어줘도 "비빔밥"이라는 단어를 외우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집에서 아침에 만들어온 비빔밥 샘플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그 앞에서 숫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해 비비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집중을 잘 하더군요. "Colorful beauty turns into deliciousness as we mix bi-bim-bop".
그리고는 네명의 한복입은 한국 엄마들과 함께 아이들에게 절을 하는 법을 가르쳐줬어요. 한국에서는 선생님을 길에서 만나면 "Hello, Mrs. OOO"하고 손을 흔들고 인사할 것 같니? 하니까 아이들이 모두 끄덕이더군요. 그래서 그렇지 않다. 한국에서는 선생님이나 어른을 만나면 Bow를 한다고 말해주고는 Bow에 대해서 배워보자고 했어요. 한복입은 엄마들과 함께 절을 하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니 아이들이 곧잘 따라합니다.
Rule #1: Hands stay together
Rule #2: Hands in front of your forehead
Then we go down, have your head touch the floor then come up slowly.
Hands down then end with a half bow. 하며 배꼽인사를 했지요.
아이들은 엄마들을 곁눈질하며 잘 따라하고, 선생님들은 (살짝 과장을 보태서) 경이로운 눈으로 이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엄마가 장구 연주를 하고 그에 이어 꽹가리, 장구 합주를 했습니다. 저는 남편 출근 때문에 그 때 즈음 뒤로 살짝 빠져나왔어요. 하지만 교실 밖에서도 장구와 꽹가리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연주 후, 세가지의 small group으로 나누어서 한 쪽은 여벌 한복을 다른 아이들에게 입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한 쪽은 한복색칠공부를 했어요. 그리고 나머지 한 그룹은 제기차기를 했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집중해서 엄마들의 한국프레젠테이션을 참관해주었고, 흥미로워하는 듯 했습니다. 선생님도 최고의 발표였다면서 기뻐하셨어요. 무엇보다 저희 아이들이 한국인으로서, 한국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고보니, 저희 엄마도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한복입고 학교 행사에도 참여하시고 어머니회도 하시면서 학교발전을 위해 노력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모전녀전인가요...?^^ 제 아이는 어젯 밤에 저와 절 하는 법을 집에서 연습했는데, 제게 "엄마, 아이들이 날 보고 웃으면 어쩌지?" 하더군요. 그래서 "웃긴... 낯설순 있지만, 네가 한국인이고, 멋진 한복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해서 부러워서 그러는걸꺼야."했어요.
제가 고등학교 시절에 엄마가 보내주신 귀한 강원도산 오징어를 기숙사 전자렌지에 데워먹으려다가 기숙사의 백인친구들에게 엄청난 놀림을 받았던 적이 있거든요...? 상당 기간동안 저를 위축하게 만들었던 기억입니다. 그래서 사실 이번 발표에도 비빔밥은 꼭 넣었어요. 우리 아이들이 이 곳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내가 한국음식으로 도시락을 싸줘도 주변에서 "이유~ 그게 뭐야?"보다는, "아! 나 그거 알아. 그거 한국음식이지?"하기를 바라는 제 소망이 살짝 담긴 발표였답니다.
아이반의 다른 한국엄마들과 덕분에 즐거운 경험을 했고, 아이들도 좋은 배움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이학교한국에관한발표, #aroundtheworld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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