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December 4, 2017

사우스 산호세에 문을 닫는 초등학교들


Assistant principal로 있는 친구로 부터 지난 여름에 들었던 이야기가 nbc 뉴스에 구체적으로 나오네요. 사우스 산호세의 Oak Grove School District의 학교 중 3개에서 5개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 합니다. 캠브리안의 Union School District의 경우에도 TK가 있던 캠퍼스를 문을 닫았죠? San Jose Unified School District도 한 개의 초등학교를 닫을 예정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왜 학교 문을 닫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 assistant principal로 있는 친구에게 물었어요. 친구 말로는 집 값이 올라가면서 아이들을 키우던 많은 집들(애 둘, 셋)이 이 지역을 떠나고 아이가 없거나, 아이가 적은 집들이 지역에 유입이 되면서, 아이들 enrollment가 떨어지고, 아이들 enrollment가 떨어지면서 아이들 enrollment(머릿 수)에 따라 재정적인 부분들이 지원되던 학교들이 돈을 적게 받고, 결국 재정적으로 어려워 지면서 학교 유지가 어려워지게 되었다는거죠.

이 지역에 많이 유입된 하이 인컴을 가진 이들의 경우, 맞벌이가 많고, 또 인컴이 높고 캘리포니아 공교육 수준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여러 이유들로 사립을 많이 보내는 추세입니다. 그나마 유입되는 이들이 아이들을 사립학교에 많이
 보내게 되면, 공립학교에는 타격이 크겠죠?

그래서 명문사립학교의 경우, 이제는 프리스쿨 때 부터 들어가지 않으면 들어가기 너무 힘들다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습니다. 또, 이 지역의 사람들, 특히 맞벌이하는 고학력의 사람들(공부 잘 해서 이동네에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에게는 아이들의 교육에 공을 많이 들이는데, 공교육은 학부모가 (노동을 하여) 참여를 많이 해야 하여 부담이 되고, 학교 밖에서 실시되는 과외활동을 챙겨주기 힘들어, 여러가지들이 in-house에서 해결될 수 있는 사립을 부모의 편의에 의해 많이들 선호 하시죠.

빈익빈 부익부... 공립과 사립의 갭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물가가 높고 경쟁이 심한 곳에서 우리 모두가 사립에 아이를 보내며 살 수 있을까요?

월요일 아침부터 마음이 아픈 뉴스네요...

https://www.nbcbayarea.com/news/local/South-San-Jose-Possible-School-Closures-461826743.html?_osource=SocialFlowFB_BAYBrand

#실리콘밸리교육, #캘리공교육

Sunday, December 3, 2017

두 아이, 그리고 가장 좋은 때



요즘 머리가 크고 있는 첫째와, 끼 많고 에너지 넘치는 둘째를 키우면서 '아, 부모되기는 참 힘들고 어렵구나...'라는 생각을 종종 한답니다.
아이들이 특별히 어려운 아이들은 아니에요. 그런데 같은 부모 아래 태어난 두 아이가 어쩜 이렇게 하나 부터 열까지 다 다른걸까요? 첫째가 다니는 학교에 둘째 아이도 조인을 하고, 첫째 아이의 킨더선생님이 둘째아이의 담임이 되어서 "한 번 해봤으니 수월하겠다."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네요. 첫째 아이가 피아노를 친지 2년이 넘어가면서 둘째 아이를 같은 선생님께 수업을 요청했는데, 이 역시 뭔가 아니더라고요. 손가락에 힘도 좋고, 박자감각도 있다고는 하지만 좀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두 아이가 나이 차이가 많지 않아 액티비티 같이 시킬 수 있어 좋겠다고 주변분들께서 말씀하셨지만, 두 아이의 성향과 관심분야가 너무 달라서 사실 불가능이네요. 어쩌면 두 아이의 다름을 제가 인정해 나가는 과정에 시간이 걸리고, 적응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한 녀석은 김밥 도시락 싸달라, 다른 한 녀석은 샌드위치로 싸달라... 매일 아침마다 어필을 하는 아이들에게 인상을 쓰며 대할 때가 종종 있는데 말이죠... 지난 봄에 할머니께서 그러셨어요.

"그 때가 가장~ 좋은 때다."

86년 사신 할머니께서 하신 말씀이니 맞겠죠?
이번 주말 아이들과 함께한 크리스마스 액티비티 사진이에요.
심호흡 하고 아이들 예쁜 모습 떠올리며 다시 한 주를 시작하렵니다.

#가장좋은때


Wednesday, November 22, 2017

추수감사절을 맞아 한 해를 돌아봅니다.



추수감사절 연휴가 되어서야 이제 좀 한 숨 돌립니다.
너무 많은 일들을 맡게 되면서 하나 하나 일을 해내기에 급급해지는 것 같았어요. 이번 주는 좀 숨고르기 하면서 주변분들과 고객분들과 소통하는 한 주를 보내고자 합니다.

아이들 학교에 올해 프로젝트 코너스톤 리더를 맡으면서도, 지난 봄에 친구에게 인수인계를 받을 때의 그런 사명감을 떠올리기보다는, 새 학년이 시작되니 bam bam bam!! 정말 정신 없이 일들이 진행되더군요. 학기초 전교, 모든 반에 reader를 정하고, 매달 the Y에서 교육을 받고와 학부모들에게 전달교육을 하고,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학교 스태브에게 이 가치를 전달하고, 또 동시에 두 아이 반의 수업을 담당하면서... '아... 이게 과연 내가 해 낼 수 있는 만큼의 일인가?' 싶을 때가 많았답니다.

제가 제작년, 작년에는 미국에 계신 어머니들 대상 스카이프 영어수업을 했었어요. 이 수업을 시작할 때도 이 지역에 계신 한인 어머니들을 돕고자 수업을 시작했었는데, 어떻게 어떻게 해서 이제는 아이들 수업으로 방향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브랜드메니져로서 제가 제 프로덕트에 비젼을 가지고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행했던 많은 노력들을 이제는 제 사업을 작게나마 시작하면서 제 고객분들께 전달하고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 했던 것과, 일을 진행하면서 소비자, 고객이 원하고 필요로하는 니즈에 따라 제 서비스가 조금씩 바뀌기도 하네요. 그리고 때로는 완전히 다른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분들을 보면서... 이 것은 '서비스의 다각화'인가? 아니면 내가 제공해줄 수 없는 서비스인가?'를 스스로에게 계속 묻고 있습니다.

입소문이라는 것의 파워를 실감하면서도, 또 한 편... 내가 모든이를 만족시킬 수는 없음을 스스로에게 되뇌이기도 해요. 그래도 진정성은 믿어주실거라고 생각하면서, 제가 한 분 한 분 성심성의껏 대하면 제 의도는 전달될거라고 생각하면서 힘을 내고 있습니다.

이제 연말까지는 아이들 액티비티 좀 쉬면서, 새해 준비를 하고 싶네요.
이번 땡스기빙은 정말 날씨가 온화한 것 같아요. 사랑하는 가족들과 야외활동도 좀 하시고 한박자 쉬면서 올 한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올해는 정말 많은 사랑과 관심 속에서 제가 많이 성장하는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Happy Thanksgiving everyone!

Saturday, October 28, 2017

여정을 즐길줄 아는 아이로 키우자


오늘 둘째 딸아이 축구경기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을 키우면서 제 자신을 계속 모니터링 하고 성장함을 느끼네요.

우리 아이들이 공부건 운동이건 악기건 무엇을 시작할 때, '잘한다', '못한다' 혹은 '좋아 한다', '좋아하지 않는다' 이렇게만 생각을 해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아한다 좋아하지 않는다에만 너무 큰 의미를 두고, 그것에 급급해서 좋아하지 않으면 그만두게 하고, 못하면 그 분야에서 미래를 보지 않기도 했네요. 둘째 아이가 이번에 처음으로 축구를 시작했어요. 아이 나이에는 남여가 섞인 팀인데, 그 중에 몇몇 남자아이들이 상당히 거칠고, 또 2-3년 축구를 한 자기들에 비해 감이 없고 아직 공이 날아오면 피하는 제 딸 아이에게 좋지 않게 행동을 해왔어요.

코치는 이런 거친 남자아이에게 제 딸에게 사과를 하라고 시켰지만, 저는 반복되는 이런 행동을 축구경기장 밖에서 바라보면서 몇번을 벌떡 벌떡 일어나기도 하고, 코치에게도 이야기(어필)를 하고, 그 아이 부모에게도 이야기를 하며 제 나름 Mama bear (엄마곰) 역할을 해왔습니다. 저도 사람이고 감정이 있는지라, 그 아이로 인해 자꾸 위축되는 딸을 보면서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야할까 하고 참 많은 고민을 했답니다.

그래도 한 번 시작한 스포츠이고, 팀 스포츠이고, 한 시즌을 등록 했는데, 이런 이유들로 쉽게 그만둘 수는 없었어요. 팀에 아이들 인원도 다른 팀 보다 적어서 제 아이가 그만둘 경우에 팀이 경기 운영이 어렵기도 했고요. 그래서 경기에는 참가했으나 매번 위축되어 경기장 한 가운데 우두커니 서있기만 하는 딸을 한시간씩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시즌의 거의 끝이 될 무렵이 되니, 좀 뛰어다니네요. 한 경기에 몇 번은 공도 차고, 오늘은 다른 선수에게 패스도 하더군요. 룰도 이제 조금은 배워서 상대편 선수가 차서 공이 선 밖으로 나갔을 때 스로잉도 하더군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아... 아이가 이렇게 한 시즌을 하면서 성장했구나.' 싶었어요. 저도 물론이고요....

운동은 아이에게 정말 좋은 또 하나의 사회생활을 가르치는 수단인 것 같습니다. 특히 축구와 같은 단체 운동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저 같은 엄마에게도요^^

#싸커맘의고민 #한시즌이끝나고

Tuesday, October 3, 2017

한가위


주말에 성당에서 송편을 먹었어요. 저는 어릴 때, 설보다 추석을 더 좋아했었어요. 추석이 가까워지면 엄마가 예쁜 옷도 한 벌 사주셨던 것 같고, 또 추석 차례상에선 가을의 풍성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제 밤에 달이 참 밝더라고요. 추석만 되면 떠오르는 노래인데 아무리 찾아서 듣고 싶어도 그 흔한 유튜브 동영상 하나 없네요. 미국에서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큰 의미 없는 추석이겠지만 저는 어릴 적 추억놀이 살짝 해 보네요. 저녁에 아이들 한복이라도 입혀서 사진 한 장 찍어줘야겠어요.

달맞이가세


작사 박목월
작곡 홍난파


팔월이라 한가위는
달도 밝구나

우리벗님 손을 잡고
달맞이 가세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팔월이라 한가위는
달도 밝구나

저 달님이 다 지도록
즐겁게 노세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Friday, September 29, 2017

실리콘밸리의 치열한 줌바 클래스



 예전부터 언젠간 한 번 해야지...했던 이야기가 있어요. 제가 다니는 힙합/줌바 수업 이야기인데요. 요즘 몸이 찌뿌둥하고 안좋았는데, 운동을 해서 땀 좀 내고 싶은 마음이 생겨 오늘 다녀왔어요.

 이 수업을 갈 때 마다 저는 실리콘벨리의 상황이 아주 피부로 와닿는답니다. 제가 다니는 휘트니스 센터는요, 이 동네에서 아주 오래된 곳이에요. 전혀 럭셔리한 곳이 아니었고, 동네 사람들 와서 수영하고, 테니스치고, 짐에서 운동하고 그러면서 사교모임하는 그런 곳이었는데 제가 이 곳 멤버인 지난 3년 동안 참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그런 변화 속에서도 또 유지되고 있는 부분이 있답니다.

 힙합/줌바 선생님은 60을 바라보는 선생님이세요. 원래 뉴욕발레단 발레리나 출신이었는데 아직도 얼마나 관리를 잘 하시는지 몰라요. 날씬하고 키도 훤칠한 금발머리 백인 선생님이세요.

 그리고 거울 앞으로 첫 두줄은 자리싸움이 아주 치열하답니다. 선생님도 인정하시는 부분이에요. 이 수업을 오는 사람들은 모두 끄덕끄덕 하실거에요. 첫 두줄에 서기 위해서는 대게 그 전 수업을
 들어야합니다. 이 분들은 이 자리 확보를 위해서 대게 그 전 수업을 들으세요. 혹은, 그 전 수업을 듣는 분과 친구여서 자리를 맡아달라고 하지요. 이분들은 정말 하루도 수업을 빠지지 않습니다. 정말 대단한 분들이에요.

 저는요, 늘 셋째 줄에 서요. 왜냐하면, 치열한 자리싸움을 하고 싶지 않으나 선생님이 잘 보이는데 있고 싶고 (따라해야하니), 또 첫째, 두째 줄의 열정적인 댄서들과 함께 춤을 출 때 그 느낌이 좋거든요. 그래서 수업 시작 10분 전에 전 늘 도착해서 줄을 섭니다. 자리 확보를 위해 제 나름대로 부지런을 떠는거죠.

 3년 전 처음 이 수업을 들었을 때 정말 신기했었어요. 정확히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이런 레져를 위해서도 치열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을 봤어요. 그 동안 자리 확보를 위해 애쓰던 몇몇 분들은 이사를 갔는지 더이상 보이지 않는 분들도 있고, 또 저와 비슷하게 조인한 몇몇 엄마들은 저와 비슷하게 세번째 줄에 서서 춤을 춥니다. 인종이야기도 좀 나누고 싶었는데, 민감한 토픽일 수도 있을 것 같아 망설이게 되네요... 3년 정도 꾸준히 오니 이제 아는 엄마들도 생기고 하네요.

결론은 레저를 즐기기 위해서도 치열하게 사는 실리콘벨리의 엄마들을 보면서 저도 비슷해져가고 있다는거에요. 어쩌면, 치열한 한국에서도 살아봐서인지 이런 분위기가 낯설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결국 '꾸준해야 살아남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실리콘벨리의치열한줌바클래스

Thursday, September 28, 2017

새학년 새학기가 시작되고 첫 두달


제가 블로그를 한동안 찾지 못했네요. 그래도 가끔씩 잘 지내냐고 안부 물어주셔서 감사해요. 여러분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어요.

아이들 학교에 PTA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게되면서 새학년 새학기와 동시에 눈코뜰새 없이 바빴답니다. 그리고 제가 작게 시작하는 사업이 있는데, 이 역시 계속 저를 찾아주시는 분들 덕분에 잘 되고 있어요. 여기에 두 아이 모두가 이번 가을에 축구를 하는데... 왜 "싸커맘" "싸커맘"하는지 정확히 알겠어요.

축구 연습이 월요일, 수요일 이렇게 두 번 있습니다. 두 아이 모두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요. 그리고 경기가 주말에 있죠. 그래서 정말 축구 따라다니면서 일주일에 반이 지나가네요^^ 제 차 트렁크에는 늘 접이식 의자와 돗자리가 있습니다. 햇볕가리개 모자와 썬크림, 큰 물병과 간식은 필수죠. 둘째 아이가 연습할 때는 첫째 아이와 함께 조용히 잔디밭에 앉아 숙제를 합니다. 정신 없던 첫 6주가 지나니 이제 좀 루틴이 잡힌 것 같아요. 팀 스넥도 벌써 한 번 씩 했으니 나름 제 숙제는 했네요.

학교에서는 Project Cornerstone lead를 맡고 있습니다. 덕분에 YMCA에 가서 트레이닝을 자주 받아요. 지난 두달 간은 네번의 트레이닝을 받았어요. 그리고 학교에 와서 학부모들 대상으로 제가 교육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각 반의 reader들도 정해지고, 그 들 대상 교육도 마무리 되고, 교장선생님과 미팅해서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고... 제 두 아이의 반에 앞으로 들어가 수업 할 날짜도 정해졌고, 이제야 모든 것이 정리가 됩니다. 그러면서 제 몸은 골골골 하네요 요즘...

가을이 오면 아이들과 할 게 많잖아요. 사과도 따러 한 번 가야하고, 우리 둘째는 학교에서 사과에 대해 배우고 오더니 계속 애플파이를 만들자고 하네요. 전 그런건 사먹자 주의인데, 올 가을엔
 한 번 애플파이 만들기도 시도해봐야할 듯 해요. 다음 주는 추석이고, 곧 할로윈 준비도 해야하고, 땡스기빙도 다가오네요...

어머니들 모두 숨고르기 한 번 하시고, 우리 가을 계획 재미있게 짜보아요. Happy Fall to all!

#실리콘벨리에서아이키우기


Wednesday, August 16, 2017

새 학년 새 학기


학교 개학 하루 전인 오늘 배정된 반이 발표되었습니다. 킨더에 들어가는 둘째아이는 학교에 반배정 벽보가 오전에 붙는다 하여 다녀왔고, 첫째는 오후에 온라인으로 공개가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전 학년이 끝날무렵 새학년의 반과 담임선생님을 알게되는데에 비해 미국의 그것은 참 아슬아슬하지요.

신기하게도 아이들도 원하는 반이 있습니다. 둘째 아이의 경우, 첫째 킨더 선생님을 원했는데 저는 그동안 혹시라도 안될까봐 마음조리며 둘째에게 아닐 수도 있으니 안되더라도 너무 맘 상해하지 말자며 다독이고 있었는데, 다행이도 그 반에 되었어요. 워낙
 훌륭한 선생님이시기에 둘째는 올 한해 생활 습관부터 학업적인
 부분까지 잘 배우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같은 반 엄마들을 보니 열심히 발룬티어 해주실 분들이 많네요. 여러모로 든든합니다.

시장에 가서 내일부터 쌀 도시락과 아이들 간식거리를 준비하고 오후가 되니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하네요. 온라인으로 담임선생님을 확인한 첫째 친구 엄마들이 '너희 아이는 무슨 반이니?'하고 확인하는 문자입니다. 과다한 접속으로 웹사이트가 한동안 다운이 되고, 저녁 일곱시가 되니 마무리가 됩니다. 친한 친구들의 반이 대략 파악이 끝났습니다. 같은 반이 된 친구들은 반갑고, 아쉽지만 다른 반이 된 친구들은 쉬는 시간에 만나 놀면 되겠구나 하며 다독였네요.

이제 새학년의 시작입니다. 새로 맡게된 역할에 저도 당분간 무척 바쁘게 지내겠지만 기분 좋게 새학년 시작하고자 해요. 학부모로서 많은 배움이 있었고 그를 통해 성장을 한 지난 한 해였습니다. 이제 그 동안의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또 힘찬 한 해 시작해야겠지요? 아기만 같은 둘째가 킨더를 간다고 하니 대견하기도 하고 너무 빨리 커버리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네요. 아침에 온 가족이 함께 걸어 등교를 하려고 해요. 아이들도 저도 신이납니다!

#미국새학년새학기

한국을 다녀와서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습니다. 9년 전 여름, 서울에서 결혼을 하고 처음으로 다시 여름의 한국을 느끼고 왔습니다. 매마른 켈리포니아의 여름에 비해 한국의 여름은 참으로 푸르더군요. 처음엔 간만에 접하는 습기에 숨이 턱 하고 막히고 아이들은 4년 전 한국 생활을 기억도 못하는 듯 했지만 '범퍼카 같이' 사람들이 걷는다는 한국 생활에 아이들은 무서운 속도로 적응하더군요. 이제는 떡볶이에 들은 라면 사리를 특히 좋아하고, 팥빙수를 외치고, 3주만에 눈에 띄게 나아진 한국어 솜씨에 애미로서 참 흐뭇합니다.

집에 돌아와서 짐을 푸르면서 가슴 한 켠이 간질간질하네요. 지난 3주간 한국에서 보낸 시간들이 플래시백과 같이 눈앞을 스쳐지나가고, 그간 참 많은 사랑을 받았구나 느낍니다. 이를 원동력으로 다시 힘내서 씩씩하게 살아가야겠지요... 딸 아이가 "엄마랑 할머니랑 옷이 똑같네?"했던 실내복을 입고, 홈플러스에서 두켤레에 7900원 주고 산 꽃무늬 실내화를 신고... 다시 바삐 몸을 움직여 봅니다.

#한국방문

Monday, May 29, 2017

어느 학부모와의 대화 중...캘리포니아 교육

http://www.governing.com/gov-data/education-data/state-education-spending-per-pupil-data.html

익히 알고 계신 자료일수도 있어요.
하지만 몇몇 학부모님께서 제게 이동네 학교가 동부학교에 비해
 왜 안좋다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하셨는데, 제가 몇 가지 제 의견을 공유했습니다.

우선 '동부'라고 하는 것보다 동부에서도 공교육의 질이 좋은 몇 개의 주들이 있어요. 이 곳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엄마들 중에 이 공교육의 질이 좋은 몇 개의 주에서 온 엄마들은 캘리포니아 공교육 현실에 많이 실망을 하신 것은 사실입니다. 위에 공유해드린 링크에서 보시면 더 자세히 나오지만, 뉴욕주, 뉴햄프셔주, 메릴랜드, 코네티컷과 같은 주들이 많이 차이가 나요. 찾아보실 항목은 Inflation-adjusted education spending per student 입니다. 미국의 50개주 중에서 캘리포니아 공교육 예산이 제일 적은가?라고 물으신다면 또 그렇지는 않습니다.

또 실리콘벨리의 경우, 경쟁이 치열한 부분도 무시하지 못하고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심리적으로 아이들에게 주는 안정감이나 이 지역의 가장 강점인 Diversity 측면에 있어서는 이보다 더 멋진 교육환경은 없을 것도 같아요. 이 지역의 아시아인들의 사회적 신분이나 지위도 좋고요. 이 곳으로 바로 이민온 이들이 많고, 그로 인해 이 지역의 demographics가 빨리 변해서 약간 정신없는(?) 느낌도 없지않아 있지만, 다양한 배경의 이들이 열정을 가지고 모여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앞선다면(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의견을 내고, 참여한다면) 아주 매력적인 지역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학생 한명당 사용되는 예산과 같은 정량적인 데이터도 이겠지만, 정성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저의 생각입니다.

이 부분은 개인적 견해가 다를 수도 있는데요, 전 우선 이 지역에 살게 되었으니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커요.

한 학년이 끝나가네요. 아이들도, 학부모들도 모두 한 해 동안 수고하셨고, 잘 마무리 하길 바래요~

#캘리포니아교육

Friday, May 26, 2017

둥지에서 떨어진 아기새


아이를 낳고 키워보니 자연의 섭리를 좀 이해하게 됩니다. 얼마 전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던 "흥부 놀부"이야기를 보면 제비가 제비집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집니다. 삼십수년을 살면서 이렇게도 친숙한 이야기에 나오는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오늘 친구집 뒷마당 처마밑에 새둥지를 발견했는데 그 아래 아기새가 떨어져 바둥거리고 있었습니다. 그 아기새는 자기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아기였는데 딸아이가 너무 가슴아파하고 아기새를 둥지 안에 넣어줘야한다고 해서 종이접시를 가져와 이렇게 저렇게 해서 둥지안에 넣어주었습니다. 그 작은 둥지안에는 또 하나의 아기새가 있었어요.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최근 읽어준 "When Spring Comes"라는 책에도 보면 봄이되면 새가 등장하는데... 늘 이렇게 글로만 읽었지 눈으로 보고 느낀적은 없었어요. 딸 아이는 저 아기새가 굶으면 어떡하나, 어미새은 어디갔을까 하고 계속 걱정을 하길래... "엄마는 먹이 잡으러 갔을거야. 그리고 우리가 둥지 근처에 있으면 어미새가 오지 않을꺼야. 어미새는 분명히 돌아올 것이고 저 아기새를 돌봐줄꺼야."하고는 집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어미새가 둥지에 돌아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엄마가 되어보니, 그런 모성애를 체험하게 되고... 자연에서도 같은 모성애를 확인하게 됩니다.

완연한 봄입니다.

#산호세의봄, #아기새

Thursday, May 18, 2017

아이 학교 발룬티어


아이 학교에 발룬티어에 관한 제 생각을 나누어봅니다.

"많이 하셔야해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정말 많이 다양한 방법으로 발룬티어 하시고 깊숙.......히 들어가서 체험해보시기를 바래요. 단언컨데, 미국사회의 새로운 모습을 보시게 될겁니다. 그리고 '아! 더 적극적으로 해야겠구나.' 하시게 될거에요.

일년동안 다양한 발룬티어를 하며 다른 학부모들과 또, 선생님들과 일해보았습니다. 매달 열리는 PTA미팅을 모두 참석하고, 선생님이 필요하시다고 하는 부분 도와주며 개인적인 친분을 쌓고, 사람들을 더 만나며 그들의 개인사를 알게되고, 또 그러면서 더욱 이해하게 되고... 힘든 일을 겪는 이에게 따뜻한 한마디 건네고, 또 그렇게 온정이 전해지고, 관계가 두터워 지고, 또 다시 마주치게 되고, 학교에서 행사 주최를 해줄 누군가를 찾을 때, 선뜻 나서서 진행하고.... 대신 한 두번 이렇게 하는게 아니고 꾸준히...꾸준히... 하다보면 정말 깊숙히, 더 깊숙히 들여다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아는만큼 이해가 깊어지고, 또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이, 우리 가족이 누릴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을 찾아서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우린 이민자에요. 잠깐 스쳐가는 뜨내기가 아니고, '우리 학교를 아끼고, 도움이 될 사람이구나'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면, 학교라는 단체를 기반으로 미국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하시게 될 거에요.

기한은 킨더에서 엘리 2-3학년까지. 딱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니까요... 3학년을 기점으로 학부모들 참여도가 많이 떨어지고, 학교에서의 기대치도 낮아져요.

여러분, 응원합니다!

#아이학교발룬티어

Tuesday, May 16, 2017

부모라는 이름이 무겁게 다가온 날


'부모'라는 이름을 다는 순간부터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야되는지 요즘에 조금씩 알게되는 것 같아요.

미국에서의 삶이라 그것을 더 느끼게 되는 걸까요?
아니요. 아마 제 모국인 한국도 마찬가지일거에요.
엄마, 아빠가 되면...
아이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
더욱 더 치열한 삶을 살게 되는 것 같아요.

아기적 품에 안아 재우고, 먹이고, 씻기고 할 때만큼 우리 아이들을 제가 잘 지켜줄 수 있었던 때는 없는 것 같아요.

어제 Parenting Workshop에서 배운 아이들의 Skill building 3단계 과정에서, 지금이 두번째 단계 인 것 같아요. 제가 적당히 개입되어있지만 해결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거죠. 그리고, 결국은 아이가 스스로 날아갈 수 있게 해줘야겠죠. 그게 제 역할인거죠.

아이들 앞에서는 여유있게 행동하지만, 수면아래에서는 온 힘을 다해 퍼덕이고 있네요. 아이들에게 accommodating한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너무 신경써서 그런지 눈이 따끔거리고 머리가 아프네요...

Monday, May 15, 2017

학교 행사와 야구와 함께한 봄

4월, 5월 정말 눈코뜰새 없이 바쁘네요.

Teacher's appreciation week가 아이 학교 별로 달라 2주가 있고, 학교별로 행사도 참 많습니다. 지난 주말로 야구시즌도 끝이 났어요. 일주일에 경기 2번, 연습 1번. 매 경기 둘째 데리고 쫒아다니고, 많은 발룬티어를 하는 것도 몸이 많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동안 아이가 하던 피아노도 그만 두고, 봄에는 야구에만 집중을 했습니다. 한번씩 제가 너무 피곤해서 누워있다가 야구 연습에 늦거나 하면 아이가 제게 '엄마, 나 경기 전에 연습 해서 몸 많이 풀고, 경기 잘 하고 싶어요.'라면서 제게 가르침을 주더군요. 하나하나 열심히 최선을 다하려는 아이의 모습이 참 예뻤어요. 그리고 나도 좀 더 신나게, 긍정적으로 삶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 야구 끝났으니 학년말까지는 살짝 쉬어가려고요. 주말에도 좀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고, 지금 하고 있는 것들도 잘 마무리 했으면 하네요. 이제는 졸업식을 비롯한 학교 행사가 몇 가지 있어요. 방학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첫째는 벌써 내년에 어떤 선생님반에 어떤 친구들과 한 반이 될지 설레여 하고 있고, 둘째는 오빠가 다니는 학교에 자기도 이제야 같이 가게 된다며 신나해하고 있어요. 5살 생일 다음 날 부터, 자기는 왜 다섯 살인데 킨더 안가고 아직도 프리스쿨을 다니는지 모르겠다고 하네요. ㅎㅎ 아이들의 시계는 어른들의 그것보다 훨씬 느리게 가는 것 같아요.

이제 가을 부터 저는 첫째, 둘째 아이가 동시에 축구를 시작합니다. 같은리그, 다른팀이요. 그럼 축구만으로도 일주일에 연습 3번과 시합 2번, 총 다섯번의 라이드네요. 이제 정말 싸커맘 제대로 시작입니다. 차에 미니 아이스박스와 물, 간식거리, 여벌 옷들은 기본으로 가지고 다녀야겠죠? 그래도 야구는 한 번가면 세시간이었는데, 축구는 한시간이니까... 할 만 하겠죠? :)

여름방학이 기다려집니다.


Friday, April 21, 2017

내 자리


 찌뿌둥합니다.
오늘 아침에 비가 오기도 했고, 한국에 다녀온 여파이기도 한 듯 하고요... 제가 이 곳에서 억척같이 살아가면서 모국에 많은 제 지인들을 잊고 지냈구나 싶기도 하네요.
 돌아오니 반겨주는 아이 친구 엄마들도 있고, 담임 선생님들은 저를 이런 저런 이유로 찾습니다. 제가 아이 소풍 준비도 해줘야 하고, 학년말파티 준비위원이기도 해요. 이젠 선생님께 먼저 이메일들이 오네요. 한국식으로 하면, "어머니, 이 것 좀 도와주세요."하고 말이죠.
한국에 있는 내내 알러지를 달고 다니고, 먼지 때문인지 눈이 뻑뻑하고 충혈이 되어있었는데 돌아오니 그런 증상들은 말끔히 사라졌네요. 지금 제 집은 이 곳이겠죠? 제 마음 속의 고향은 한국이고요...
 하지만 제가 남편에게도 엊그제 말 했듯이, 한국에서는 좀 느슨하게 지낼 수 있어 좋았어요. 이 곳에서는 실수 없이 하려고 (뭔가 잘 못 진행되면 내 손해가 너무 커서) 늘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고, 관공서 하나를 가도 무엇이 어떻게 진행되야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가죠. 반면, 한국에서는 일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높아 그런지 약간 넋놓고 가도 다 알아서 챙겨주더라고요... 어느 정도 제가 그 시스템을 알아서 그럴까요? 아니면 저도 한국에서는 방문객이었기 때문에 좀 스스로 느슨해진걸까요? 이것 저것 살살 물어보며 할 수 있어 너무 좋았던 것 같네요.
 아이들은 참 감사하게도 성실하게 학교 생활 너무 잘 해주고 있고 교우관계도 좋아요. 이젠 아이들 주변에서 적당히 챙겨주며 (빠질땐 빠지고) 엄마가 필요할 때는 힘이 되어주는 정도만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2017-2018에는 저의 새로운 길을 모색해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다시 일을 해야겠죠...

Wednesday, April 19, 2017

갑작스런 한국 방문

아이 학교 이야기, 여행 다녀온 이야기 등 달콤한 이야기들만 이 곳에 풀어놓았었는데, 이번에는 최근 제 한국방문기를 풀어놓을까 합니다.

저는 어릴 적 네살까지 외할머니께서 키워주셨어요. 한 달에 한 번씩 부모님을 뵈었다고는 하지만 제 머릿 속에 남아있는 가장 어릴 적의 추억들은 모두 제 외할머니와 함께한 외가에서의 기억들로 가득합니다.

제가 네 살 딸아이를 키우면서 최근에 외할머니 생각이 참 많이 났었어요. '내가 이만할 때 외할머니가 나를 키워주셨구나.' 아이가 목소리가 꽤 우렁찬 편인데 그런 목소리도 할머니 젊으셨을 때 목소리와 참 많이 닮았어요. 노래와 춤도 좋아하는 우리 딸 아이를 보면서 젊은 시적 할머니를 많이 떠올립니다.

할머니는 늘 음식을 한상 가득 준비하셨어요. 하루에 세끼, 그 사이사이로 당시 대학생이던 삼촌, 이모들이 오갈 때면 또 할머니는 식사를 차리시고... 하루에 열번도 넘게 상을 차리셨던 것 같아요.

어릴 적 제 어렴풋한 기억에 할머니 부엌에는 제 키만했던 냄비에 늘 맛있는 대구식 소고기국이 가득차있었고요, 부추전, 생선, 김치등을 비롯한 맛있는 반찬들로 한상 가득 푸짐한 상을 준비하셨었어요.

동짓날이 되면 할머니와 새알을 빚어 팥죽을 쑤고, 설날 다가오기 전에는 쌀을 한 다라이 가득 방앗간에 가서 가래떡을 뽑아 오기도 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라 산, 절에도 많이 놀러갔었고, 할머니가 시키는 심부름을 하러 동네 장에도 많이 다녔어요.

그랬던 외할머니께서 많이 편찮으세요. 소식을 듣고 잠시 한국에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찾아뵈었던 때가 제가 둘째 임신하고 첫째가 기저귀 차고 있을 때였네요. 제 일상이 바쁘다는 핑게로, 멀리 산다는 핑게로, 시차가 있다는 핑게로 연락도 자주 드리지 못하고 지내왔네요. 그래서 남편에게 한국을 짧게라도 혼자 다녀왔으면 한다 했더니 흔쾌히 그렇게 하라고 했어요.

다음 날 바로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갔고, 엄마와 함께 기차를 타고 외가 대구에 도착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반가움에 눈물을 흘리셨고, 저와 함께 간 엄마께 "OO야, 네가 오니 든든하다."하셨습니다. 어쩜 제 한국 방문에 엄마도 든든하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가있는 동안은 할머니께서 식사도 잘 하시고 말씀도 잘 하시고 해서 얼마나 다행이고 기뻤는지 몰라요.

늘 정성들여 할머니께서 차려주신 그 음식이 전 떠오르고, 할머니는 제게도 "(가족들) 좋은 것 잘 해먹이래이" 하셨습니다. 할머니와 엄마와 저, 나란히 3대가 누워 잠도 자고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떠날 때 저를 보시며, "편지 쓰래이. 내가 이제 니를 또 볼란가..."하시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고 또 언젠가는 죽어 자연으로, 하늘로 돌아가죠. 이것이 세상 이치임을 알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늘 그자리에 있을 것만 같은 사람이 떠난다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아직도 저를 부르시는 할머니 목소리가 귓가를 맴돌고, 젊은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한데 말이죠.

할머니가 보고싶네요. 제게 너무 아름다운 추억 만들어 주시고 무한 사랑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Monday, March 6, 2017

집 리모델링이 끝나가며...


지난 해 10월부터 6개월이 걸린 집 리모델링이 이제 거의 마무리 되고 있어요. 저희는 집에 살면서 확장과 전체 리모델링을 했습니다.

56년에 지어진 집에 살면서, 지난 주인들이 여러가지를 업데이트 했기에 최대한 공사를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역시 오래된 집은 여러가지 손 봐야할 일들이 계속 생기는 것 같아요. 저희는 온수 동파이프가 새기 시작해서 겸사겸사 계속 미루었던 리모델링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퍼밋을 받고 공사 전체 진행했고요, 건축 설계사(Architect) 대신 디자이너와 Structural engineer를 사용해서 디자인과 퍼밋부분 진행했습니다.

이정도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제가 제가 살고 있는 집에 진행하면서, 해보지 않았던 일이고 또 챙겨야하는 세세한 부분이 많아... 저와 남편 모두 정말 공부 많이 하면서 진행했습니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고 긴 여정이었기에 전체 프로세스를 공유한다고는 자신있게 말씀 못드리겠습니다마는, 궁금하신 분들이 있으면 개인 메시지를 주세요. 커피 한 잔 혹은 식사 한끼에 제 경험을 바탕으로한 상담을 해드릴 수는 있습니다.^^

퍼밋
건축가 vs 디자이너
1층 확장 vs 2층 증축
앞 쪽 확장 vs 뒷쪽 확장
화장실
부엌
캐비넷
카운터탑 돌 판매처
타일 판매처
리파이핑
페인트
인슐레이션
Vent
지붕
개스 리파이핑
전기공사
벽 없애서 오픈 스페이스 만들기
방 추가
세금
컨트랙터
창문교체

#실리콘밸리 #집공사 #리모델

Thursday, March 2, 2017

아이들에게 고마워요


제가 아이 학교 발룬티어에 이렇게 열과 성을 다하는 이유는... 단순히 우리 아이를 위해서는 아니에요. 저를 위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이번 주에는 The Y에 가서 Project Cornerstone lead 교육을 받고 왔습니다. Culture에 대해서 Inclusion에 대해서 Diversity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그저 제가 유학생활 하면서 체험했던 이야기와 내용들이 이런 교육들을 통해서 막연하게 '그게 아니고 이래야지' 정로도만 생각했던 부분들이 많이 이해되고 좀 더 분명해졌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의 엄마가 되면서, 왜이렇게 난 준비가 안되어있는 느낌을 받았던지요.... 수학문제, 과학문제는 잘 풀 자신이 있었는데 사람과의 관계나 내 정체성에 대해서는 참으로 답도 없고 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예전에 직장생활할 때 사장님께서 '회사'라는 곳은 참 좋다. 일도 배우고, 돈도 받는다. 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었는데, 지금 아이들 학교 봉사를 하면서 제가 느끼는 기분이 그렇습니다. 제가 봉사를 한다기 보다, 정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미국 공립학교에 대해, HSC(PTA)에 대해, 선생님들에 대해, 또 아이들에 대해...

이런 봉사를 하고, 트레이닝(교육)을 받고 하면서 부모로서 부족했던 제가 좀 더 준비가 되고 완성되는 느낌이라고 하면 이해하실까요?

정말 많은 탈렌트를 가진 학부모들이 있고, 각자의 방식대로 학교커뮤니티에 도움을 주고 있고, 그런 모습들이 제게는 대단한 감동과 배움의 기회를 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렇게 제가 이렇게 속할 수 있다,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라는 부분도 참 뿌듯하게 하고요...

먼 훗날, 아이들에게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이런말 절대 하지 않고, '너희들의 엄마가 되어서 내 삶이 훨씬 더 풍요로워졌다. 고맙다.' 하고 싶습니다. 소심한 제 다짐이에요....^^

Thursday, February 23, 2017

새로운 역할, 새로운 여정의 시작


무엇을 시작하거나 끝맺을 때, 제 느낌, 생각, 다짐을 글로 기록하곤 합니다. 오늘은 제가 이번에 학교 Project Cornerstone Lead를 맡게 되면서 겪고, 느낀 점들을 정리해보려고 해요.

예전에 한국에서 제가 첫 직장을 잡을 때 주변에서 많이들 제게 물었습니다. 왜냐하면 흔히들 많이 선택하는 외국인 회사(MNE)를 선택하지 않고, 한국 대기업이었다가 파산을 하고 외국 투자 은행들의 컨소시엄에 매각된 회사에 취직을 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전 제 선택에 대한 믿음과 소신이 있었습니다. 저는 함께 일하는 동료를 봤고, 저를 뽑은 Hiring manager를 봤고, 회사의 리더와 그 리더가 가진 비젼을 봤습니다. 이런 부분들에 있어 제게 끌림이 있었기에 그 첫직장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이번에 Project Cornerstone lead를 맡게 되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경험이 낯설지 않고 제가 정말 오랜시간 갈망했던 것이라 오랜 시간 고민하지 않고 수락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제가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워낙 전임자가 이 프로그램을 학교에, School district에 들여온 분이기 때문에 부담(?)이 된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분은 제게 부담을 주지 않고... 오히려 "우리가 너를 지목하게 된 것은, 네가 내가 하던 일을 똑같이 해낼거라고 기대해서가 아니야. 이 프로그램도 이제는 학교내에서 다른 위치에 있고, 그에 맞는 다른 리더가 필요한데, 거기에 네가 적합하다고 생각해서야." 하네요. "내가 한 일들을 같거나 비슷한 방식으로 해도 좋고, 네가 원하는 방식으로 바꿔서 진행해도 좋아.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커뮤니티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그것을 제공하는거야. 우리가 생각하기엔 네가 그것을 잘 할 것 같아." 라고 하면서 제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수년간 만들고 준비하고 모아놓은 바인더를 제게 건네주면서 눈물을 흘리더군요. 저는 그 눈물의 의미를 알고 이해하기에 그냥 친구를 안아줬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너같은 봉사자, 학부모가 있어서 우리는 참 lucky했다라고 이야기 했어요. 이 친구의 아이가 학교에서 정의롭지 못한 처우를 받고, 급우들에게 bully를 당하고 하면서... 아이들에게 좋은 도덕적인 가르침을 주고, 아이들에게 좋은 행동양식을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을 찾아서 이 프로그램을 우리 학교에, 또 우리 학교가 속한 district에 들여온 학부모입니다. 지난 수년간, 이 프로그램을 학교와 디스트릭트에 정착시키느라 정말 많이 애쓴 친구에요. 그렇게 마음과 열정을 담아 정착시킨 프로그램을 이제 떠나려고 하니 어찌 눈물이 안 날 수 있겠어요....?
디스트릭트에서 주는 상도 받고 본인도 널리 알려졌지만, 한결같이 늘 겸손하고 주변 다른 사람들을 포함하고, 또 섬기는 마음으로 봉사하는 모습에...곁에 두고 싶고... 또, 닮고 싶은 사람이었어요.

제가 잘 해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지금 막막해요. 업무 인수인계를 받고 왔는데, 회사 업무인수인계 저리가라네요. :) 하지만 오늘 밤 와인과 맥주를 마시며... 아름다운 촛불 앞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해준 오늘 밤의 친구를 전 앞으로도 기억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제게 펼쳐질 여정에 대해서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그럼 모두들 굿나잇!

Tuesday, February 7, 2017

20년 전 임원선거 때가 생각나는 오늘


97년 말, 지금으로부터 거의 20년 전이네요. 보딩스쿨시절 몇몇 친구들의 추천으류 Prefect선거(학생임원선거)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적극적이었던 제가 유학을 하면서 약간 소심해졌었던 때였어요. 학교 뮤지컬 프로덕션에도 주연이나 프로듀서를 맡고싶어할 만큼 적극적이었던 제가, Grease뮤지컬에 주인공들의 차에서 데이트씬에 전 검정 옷을 입고 차 뒤에 숨어 차를 움직여주는 역할을 했었습니다.

수많은 리허설과 공연 때에 느꼈어요. 이런 백스테이지의 역할의 필요성과 중요성도요... 그리고 고3이 되어, 임원선거에 나가서는 친구들에게 이야기 할 수 있었어요. 내가 이렇게 성장하게 도와줘서 고맙다. 이젠 내가 너희들과 학교를 위해 도울 때인 것 같다고요.

아이 학교에서 비중있는 직책을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처음에 제안이 왔을 때 조금 당황했었지만, 이제 때가 온 것 같아요. 제게 큰 도전이지만 제가 추구하는 환경을 제 아이들과 지역사회에 만들어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고심끝에 기쁜 마음으로 수락하기로 했습니다. 여러 도움 주는 분들과 함께 아이들이 자라나는데 영양가 있는 그런 환경으로 만들어보려 합니다.

오늘 DeVos 뉴스에 마음이 좀 싱숭생숭 하지만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힘내고 해보려합니다.

Monday, January 30, 2017

학교 설명회를 준비합니다.=> 이메일로 문의 해주세요.


첫 아이가 이번에 킨더 가는 분들께서 질문이 많으시죠?
이부분은 제가 좀 고민 해보았는데요, 이메일로 질문들을 받아서 회신 해드리는 쪽으로 우선 진행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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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학부모님들께서 제게 이 곳 학교와 학부모로서의 경험에 대한 설명회를 요청하셔서요. 이런 주제를 가지고 제가 장소를 하나 빌려 설명회를 하면 관심있으실까 궁금하네요.

Public / Magnet / Virtual / Charter / Home / Faith-based
의 학교들에 대한 차이점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회에서 주로 다루고자 합니다.

참여 의사 있으신분들께는 설문지가 나가고 대략 궁금한 사항들을 미리 여쭤보고 제가 그 부분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게 리서치도 하고, 인터뷰도 하고, 필요하면 선생님 혹은 학교 관계자 분들을 초빙해서 몇 말씀 들을 수도 있고요...

한국 학부모들을 위해 이런 설명회를 지금 준비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참가비는 $5 정도 해서, 커피 준비하고, 스피커로 오신 분들이나 조언 주신 분들께 기프트카드 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제게 이메일 주소를 개인 메시지로 주시면 제가 조만간 설문지를 보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실리콘벨리학교설명회

Wednesday, January 25, 2017

실리콘밸리 엄마로서 학부형으로서 제가하는 일 - Part 2

인터네셔널 맘들에게는 간간히 이메일 보내며 방학 때 이런 무료프로그램이 있어. 해보지 않을래? 하는 소개 이메일도 보냈고, 엄마들과 개학 기념 moms night out도 계획하고 그랬어요. 동네에 좋은 하이킹 코스가 있어서 아이들 학교 보내놓고 하이킹도 같이 가고요.

그리고 지난 school year가 끝나기 며칠 전 학교에서 4-5학년들이 주최를 한 multicultural potluck행사를 하게 됩니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아이의 엄마가 우리 이웃이었는데, 제게 와서 홍보 요청을 하더군요. 네 이메일 리스트에 알려달라고요. 그래서 흔쾌이 그렇게 했고, multicultural potluck행사에 international moms group의 많은 가족들이 참석을 하고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그리고 새 학년이 시작되었죠.

새 학년에는 제가 아이반에 Project Cornerstone을 맡게 됩니다. 한달에 한 번씩 트레이닝을 받고 트레이닝을 토대로 수업준비를 해서 아이들을 한시간씩 가르치는거에요. 이를 하면서 PTA의 새 회장과 임원들과 가까워졌어요. PTA의 신임회장은 일본계 미국인이고 남편은 라틴계 미국인인, 정말 다문화를 이해, 인정하는 분이에요. 이 엄마와 몇 번의 캐주얼한 자리에서 우리 인터네셔널 맘 그룹과 멋진 행사를 한 번 준비해보자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전 매월 코너스톤 트레이닝과 PTA미팅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어요. 교장선생님과도 이제 알게되고, PTA 임원들도 학교에서 저를 보면 아는척 하고 반겨줍니다. 그리고 학교 행사 준비를 몇 번 돕고, 이제 봄학기가 되어 몇 행사를 도맡아 준비하게까지 되었네요.
이제는 학교에 새로운 international family가 들어오게 되면, 제게 연락이 옵니다. 이 가정도 네 이메일 리스트에 넣어주라고요. 그리고 새 가족이 오면 엄마들끼리라도 웰컴 커피를 해요. 학교도 커다란 단체인데 따뜻하게 환영해야죠...?

최근에 아이 반에서 Celebration Around the World라는 부모참여수업을 기획했습니다. 그 반응이 너무 좋아 오는 3월에는 Evening Around the World라는 학교전체 저녁 행사를 주최하게 되었어요. 1학년 아이들 Social Studies 과목 숙제로 Heritage Doll이라는 것을 만드는 것을 알고 1학년 담임선생님들께 협조를 요청해 아이들의 작품들을 행사 당일 한쪽 벽에 전시하기로 했습니다. 담임선생님께 다른 1학년 선생님들과 의사소통해달라고 요청드렸고요.

자 이 모든것들이 제게는 너무 중요한 삶의 부분이랍니다. 제가 회사생활 열심히 할 때만큼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기도 하고요. 학교 성적이요? 점수요? 글쎄요... 실리콘밸리와 같이 이렇게 demographics가 급변하는 지역에서는 이런 soft한 부분을 잘 챙겨줘야한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커갈 환경이잖아요...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또 다른 문화적 배경에서 온 이들을 포용하고 존중하지 않을까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사람들에게 다가가세요.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 해보시고 행동하세요.

얼마전 버락 오바마 전대통령의 마지막 스피치에서 제 가슴을 울렸던 말입니다.

"Show up! Dive in! Stay at it!"

실리콘밸리 엄마로서 학부형으로서 제가 하는 일 - Part 1


주변 엄마들에게 여러가지 문의를 받습니다.
어떤 학교를 보내는 것이 우리아이에게 가장 잘 맞을까부터... 담임선생님과 소통하는 법. 아이들 플레이데이트를 어떻게 시작하는지...? 주변에 학교 정보를 잘 구할 분들이 있으면 모르지만 사실 실리콘밸리는 이 지역에 오신지 얼마안 된 분들이 많아서 쉽지 않을거에요. 그리고 누가 했는데 좋더라가 꼭 나와 우리 아이 상황에는 잘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 다양한 방면에서 잘 생각해보고 선택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 경험을 몇가지 말씀드리자면... 저는 아이가 공립 킨더 시작할때 풀타임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아침에 아이들 드랍오프를 맡았고, 저는 퇴근 후 애프터스쿨에서 아이들 픽업을 맡았어요. 그래서 발룬티어도 하지 못했고, 담임선생님과의 소통의 창구는 전혀 없었습니다. 컨퍼런스에 가서 담임선생님과 첫 미팅을 하던 날, 저는 펑펑 울고 말았어요. 제 그릇이 꽉 차서 아이를 신경써주지 못했는데, 그래도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하고 선생님께도 칭찬을 많이 받아서 너무 대견했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계속 너무 많이 아팠고, 아이들이 어떻게 커가는지 들여다보고 같이 고민하고, 공부하고, 배우고 싶었기에 직장이랑 작별을 고했어요.

우선 풀타임 맘이 되면서 저는 아이들 등교, 하교를 책임졌어요. 그리고 동태를 살폈습니다. 친한 엄마 몇몇은 벌써 삼삼오오 모여 있었고, 또 몇몇 엄마들은 선생님이랑도 아주 친해 보였어요. 그리고 이 엄마들을 모두 제 친구로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선생님과 친한 학부모들은 형제 자매들이 그 선생님을 거쳐간 경우가 대부분이고, 또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이상씩 고정적으로 반에 들어가 선생님을 돕더군요. 그래서 저도 시작했습니다. 일주일한번 이상 들어가고 또 아이들이 컴퓨터랩 하는 수업에 어씨스턴트로 들어갔어요. 그러면서 담임 선생님은 물론, 다른 학부형들과, 선생님들과 가까워졌어요.

보아하니 몇몇 인터네셔널맘들은 따로 있더군요. 국적이 다르다보니 잘 뭉치지도 않고요. 모.두.각.각. 해서 이 엄마들을 저희 집에 차 한잔 하러 오라며 초대했습니다. 그리고 International moms group을 만들었어요. 제가 정보수집을 하고 학교 행사와 정책들을 소개하는 이메일들을 정기적으로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들이 고마워 하더군요. 이런 이야기를 들을 곳도 없었고 어디에 물어봐야하는지도 몰랐다고요. 교장선생님께 우리 그룹을 알리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제 머릿속에 비젼은 있었지만 상대방이 부담스러워할지 몰라 적당히 우리 그룹을 소개하고 다녔어요. 제 이메일 리스트는 계속 늘어났고, 소외되었던 인터네셔널맘들은 뭉치게되고 기뻐졌습니다.

Monday, January 23, 2017

질문의 중요성을 느낀 월요일 아침

월요일 아침에 남편, 아이들 학교 보내 놓고 마시는 모닝커피를 너무 좋아해요. 오늘도 커피 한 잔 내려놓고 '야호~'를 외치는데 아이 학교에서 전화가 오네요. 두근두근...

첫째 아이가 알러지리엑션이 있다고 얼른 학교에 오라 해서 내려놓은 커피를 뒤로하고 단번에 달려갔어요. 가는 길에 주치의와 예약잡고 바로 학교 오피스로 향했네요. 아이는 가려움에 괴로워 찡그린 얼굴로 나타납니다. 이제 학교 행사 몇 개 했다고 오피스에 비서분들이 절 알아봅니다. 그러면서 몇마디 더 해주시네요. '병원 가보고 별일 아니고 가려움이 잡히면 다시 학교 데려와도 된다.'고요. 참 이런 말들이 아니었음, 전 그냥 오늘 아이 데리고 집에 있었겠죠?

소아과 선생님도 이제 우리 아이들 보신지 3년, 오늘 오전에 예약 자리 없다는데 제가 아이 알러지리액션이라 꼭 좀 봐주십사한다 부탁드리니 그럼 그냥 데리고 오랍니다. Squeeze in 해주겠다고요.

그래서 온 몸을 벅벅 긁는 아이를 데리고 가서 의사선생님을 만나고, Hives라고 별거 아니라고 하면서 Zyrtec을 먹이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알겠다... 그런데 왜 코 알러지 때는 Claritin 먹이라더니 이번에는 Zyrtec이냐? 하니까 Hives에는 Zyrtec이 더 좋다고 합니다. 아하! 전 몰랐죠... 알겠다고 하고. 우리 Zyrtec 없는데 그럼 어린이용으로 사서 먹여야 되냐? 하고 물었더니 의사선생님께서 '우리 샘플 있나 찾아봐줄께.' 하시며 바로 먹일 수 있게 샘플과 몸에 바르라는 로션 샘플들을 찾아주십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약을 먹이고, 로션을 온몸에 발라줬습니다. 아이는 금새 가려움증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해서 학교에 다시 데려다 줬어요. 이 모든 일이 30분 안에 해결되었습니다.

아마 제가 질문 없이, OK-will do.로만 일관했다면, 아마 저는 지금쯤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아이를 데리고 약국에 가서 약을 사려고 계산대에 줄을 서 있겠죠? 그리고 학교 빠지는 것을 너무 슬퍼하는 아이는 집에 와서 '나 가렵지 않은데, 엄마 심심해요.'를 외치고 있었을테구요.

어제 제가 방 '빨리'치우라고 해서, 방을 본인 성에 차지 않으나 '빨리'해야해서 한 통에 레고를 쏟아버리고 엉엉 울고 있던 아이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드네요... 그저 복종하는 아이가 되지는 않기를... 본인이 사고하고 판단해서 이게 아니다 싶으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아이로 자라날 수 있기를...

또, 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이 영어공부를 꼭 하셨으면 해요. 문법이 맞고 안맞고를 떠나, 자신감을 가지고 본인이 궁금한 부분을 묻고 소통하시기를 희망합니다. 그런 모습을 우리 아이들도 보고 배울거라 믿어요. 화이팅!

#질문의중요성

Monday, January 9, 2017

인형의 집과 함께 하는 아이의 겨울


실리콘밸리의 이번 겨울에는 무척 춥고, 비가 많이 왔어요. 집에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포스팅을 하기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

최근에 친구에게서 3층짜리 인형의 집과 7개의 바비인형을 받았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장기렌트를 했어요. 첫째가 킨더가기 전까지만 해도 저희집이 동네 아이들이 모두 삼삼오오 모이는 그런 인기집이었거든요. 놀러오면 아트 액티비티 준비를 해줬었고, 간식도 잘 챙겨줬었고 말이죠. 그러다가 집에 놀러온 친구에게 첫째 아이가 피아노를 쳐주고, 책들만 놓여있고 하니까, 동네 아이들이 덜 놀러오기 시작 하더군요. :) 그런데 이 3층짜리 인형의 집과 7개의 바비인형이 생기면서 우리집이 다시 인기집으로 등극하게(?) 되었어요. 여자아이들 몇몇이 인형놀이를 몇 시간을 하네요. 옷도 계속 갈아입히고, 차도 바꿔타고 다니면서 롤플레이를 하네요.

딸이 친구와 인형놀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 어릴 적이 떠올랐습니다. 바비인형이 참 가지고 싶었는데 말이죠... 저랑 함께 인형놀이를 했던 친구도 떠오르고요... 세대가 바뀌었지만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은 같은 것 같아요. 아이들을 위해 적당한 up-to-date 장난감도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친구들과 너무 재미있게 놀았다고 기뻐하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니 저도 마음이 흡족하네요.

#인형의집 #실리콘밸리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