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제가 홍콩엄마들이랑 시작하게된 플레이데이트에 대해서 말씀드렸죠?
이번에는 새로 이사와서 이웃들과 하게된 플레이데이트에 대해서 나눌께요.
실리콘 밸리는 다문화의 대표 지역이 된 것 같아요. 대학 시절에 제가 유태인기숙사에 살았었다고 말씀드렸었죠? 그곳에서 저 한국인을 포함해서 호주인, 인도계 홍콩 친구, 홍콩계 캐나다인, 덴마크 유태인, 미국, 남아공, 이스라엘 친구들과 같이 정말 다양한 문화배경을 가진 친구들이 어울려 지냈답니다. 남편 박사과정 중에도 학교에 International Spouse Group이라고 있었어요. 그 곳에서 다국적 친구들과 함께 우정을 쌓기도 했었어요. 실리콘 밸리에와서 가장 제가 감사하는 부분이, 이런 다양성이 인정되고 조화롭게 어울려 산다는 점이에요. 아시안의 비율이 높아 좀 더 어깨펴고 살 수 있다는 점도 더불어 큰 장점이고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어울려보니, 다문화 배경을 가진 이들과도 깊은 우정을 쌓을 수 있음을 확인시켜드리고 싶어서에요. 언어요? 언어는 하나의 도구아닐까요? 예쁘게 웃는 얼굴로 다가가서 말 걸고, 초대하고, 친절을 배풀면서 인맥을 넓혀보세요. 아이들이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큰 축복입니다.
다시 플레이데이트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사를 왔는데... 양쪽집에 또래 아이들이 있는거에요. 집집마다 아이가 둘, 부모들 나이도 비슷하고 아이들 터울도 비슷했어요. 애들은 아파트에서 갇혀서 지내다가 마당이 있는 집으로 오니 날갯짓을 시작했어요. 매일 매일 나가 놀았어요. 아이들이 네살 두살이니, 당연히 제가 늘 따라 다녔죠. 첫째는 네살이라 제 말을 잘 따르는 나이였고, 둘째는 두살이었는데 의지는 대단하나 몸이 안따르고 말은 안되고 오빠랑 친구들 노는데 끼고 싶으나 끼워주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기가 다반사였어요. 그러니 저는 첫째를 제 마음처럼 따라다닐 수가 없었어요. 근데 사교성 좋은 첫째는 아이들이 노는 모습 분위기면 천국을 본 표정으로 해맑게 그 집 안으로도, 뒷마당으로도 뛰어들더군요. (그 때 제 이웃들은 기분이 어땠을지, 모르겠어요.^^)
사실 그럴 때마다 당황했습니다. 저래도 되나? 저사람들이 안좋아하는것이 아닐까? 우리 아이가 잘 할까? 내가 쫓아들어가서 데려와야하나? 잘 부탁한다 하고 가야하나?
그러기를 몇 달, 아이들이 성향도 잘맞고 너무 잘 어울려 이웃아이들과 베스트프렌드가 되었습니다. 주말이 되면 남편에게 둘째를 맡기고, 제가 첫째를 따라 옆집 뒷마당에도 가있고, 옆집 앞마당에도 가있고, 우리집 앞마당에서도 놀고 그랬어요. 두시간이 정말 열시간같이 느껴졌답니다. 좋은 이웃임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얼마나 어색하고 불편하던지요... 그래도 웃는 얼굴로 앉아있고, 우리 둘째가 이웃들 둘째보다 나이가 많아 제가 두살 터울 아이 키운 경험을 나누면서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졌어요.
플레이데이트할 때,
저는 (알러지가 비교적 덜한)
과일위주로 해서 스낵을 푸짐하게 준비했고요. (물론 아이들에게 주기전에 그
엄마들에게 꼭 물어봐야합니다.
"Is it OK for 이름 to have some apples?" 이런식으로요.
그러면, "Yes, it's OK" 하기도 하고, "Thank you but no. We're heading out for dinner soon"이러기도 하고 "Thanks for asking. Yes, he may."하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제 아이 물병은 꼭 챙겼습니다.
아이들이 어울려놀고 싶다 하면, 제가 아니고 제 아이에게 친구와 그 엄마에게 묻고 허락을 구하도록 했어요.
"Ms OO, may I play with 이름 now?" 혹은 "May I play with 이름 in your backyard?"
그리고 친구에게는 "이름, would you like to play with me?" 이렇게요.
아이들이 놀 때는 꼭 적어도 한명의
어른이 붙어서 가까이서 지켜봤어요. 아이들이 표현하는 방법이 서툴러 싸움이나 분쟁이 나기 일수인데, 그 때 옆에서 대화하는 법을 가르쳐주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아이들끼리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헤어지기가 어려워지더라구요. 여름에는 해가 9시 정도에 지는데, 오후 2시정도부터 밤이 될 때 까지 매일 매일 놀았답니다. 그런데 엄마인 제가 너무 지치더군요. 그래서
엄마들끼리 번갈아가면서 첫째들을 보기도 하고, 또 아빠가 퇴근하고 나면
아빠들이 보기도 하고, 그리고 헤어질때는 모두 합의하에
전화기에 타이머를 세팅해놓고 15분 남았다, 10분 남았다, 5분남았다. 자, time to go home! 하고 헤어진답니다.
이제는 아이들이 무척 친해졌고, 둘째들도 많이 커서 첫째들과 뛰어 놀고, 부모들도 각각 집집마다 교육, 훈육방법들을 알고, 또 정보도 나누고, 서로 다른 집 아이도 돌아가며 봐주고 해요.
아이가 조금만 더 크고나면, 이제 플레이데이트 따라다닐 일도 없겠죠? 제가 아이들 어린시절에 이렇게 가까이서 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감사하는 마음이 듭니다.
Hope you find this helpful. 그럼 다음에 또 글 올릴께요.
#Siliconvalley, #multicultural, #playdate, #실리콘밸리, #플레이데이트